국제 정치·사회

보급도 끊겼다? 총 들고 마트 턴 러시아군…"며칠 굶은 듯"

/사진=트위터 캡처/사진=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강행한 러시아군이 침공 엿새째인 1일(현지시간)까지도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점령에 성공하지 못한 가운데 러시아 병사들이 슈퍼마켓과 은행 등 민간 시설을 약탈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보급마저 끊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트위터 계정 'Liveuamap' 등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전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러시아 병사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하르키우의 한 마트에서 물건을 약탈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방탄복과 철모를 착용하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병사들이 마트 안을 오가며 진열된 상품을 주워담는 모습이 포착됐다. 소총을 휴대한 채 먹거리는 물론, 옷가지까지 챙기는 모습도 담겼다.

뿐만 아니라 비셰그라드 국가(체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소식을 전하는 'Visegrad24' 트위터 계정에는 같은날 러시아군으로 보이는 이들이 마트에서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선 영상과 비슷한 차림의 병사들이 개인 화기를 지니고 쇼핑백을 들거나, 카트를 끄는 모습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헤르손주 카호프카시의 한 은행을 털었다"고 전했다. 은행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금고를 통째로 들고 나가는 러시아군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사진=트위터 캡처/사진=트위터 캡처



이와 관련, 미국 타임지는 지난달 28일 "러시아는 뛰어난 군사력에도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제하지 못했다"면서 결사 항전에 나선 우크라이나의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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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해변 마을 베르디얀스크에서는 수십 명의 시위대가 광장에 모여 러시아군에 맞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치며 우크라이나 국가를 불렀다. 마을 사람들은 러시아군을 '지친 젊은 징집병'이라고 표현했다.

한 주민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굶주려 있다"면서 "그들이 슈퍼마켓에 들어가 고기 통조림, 보드카, 담배를 훔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가게에서 바로 식사를 했다"며 "며칠 동안 음식을 먹지 않은 것 같았다"고도 했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으로 예상보다 전투가 길어지면서 러시아군 보급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영국 정보당국은 가디언에 "군수 운반 실패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이 러시아군의 진격을 좌절시켰다"고 진단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군은 대부분 전선에서 뒤로 물러났다"면서 "보급 물품을 수송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짚었다.

하지만 미국 정보당국과 국방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과 보급 차질로 고전하는 러시아군의 상황이 오히려 최악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초토화할 수 있는 많은 전술을 갖고 있고, 즉시 공격 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 한 고위 관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향한 더딘 진격에 실망해 전술 재평가를 하면서 더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이날 러시아군의 하리코프 주거지역 포격으로 8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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