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그널] 은행 꺼리던 상조업서 국민연금 고금리 대출로 '대박'

VIG 2020년 프리드라이프 인수때 1000억 대출

기업 대출 금리 3% 시절 9% 고금리로 제안해

VIG "사채 금리냐" 반발 속 '울며 겨자먹기' 수용

자본조정 등 마친 프리드라이프 연내 매각 관측





국민연금이 코로나19로 사실상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이던 시절 상조업에 고금리 대출 기회를 잡아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들이 상조업 대출을 꺼리던 관행을 국민연금이 고수익을 올리는 징검다리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하반기 VIG파트너스가 2020년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할 당시 제공한 1000억원의 대출을 전액 회수하며 9% 가량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집계했다. 사모펀드 운영사인 VIG는 2020년 6월 국내 1위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 지분 100%를 26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VIG는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기존에 운용하던 4호 펀드에서 1600억 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1000억원은 은행권 인수 금융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이 상조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어서 대출을 꺼리자 VIG는 예상과 달리 대출처를 확보하는 데 진통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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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G가 프리드라이프 인수에 동원한 4호 펀드의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했던 국민연금은 이같은 사정을 파악하고 대출 제안을 먼저 했다. 상조업에 대한 일반적 편견만 배제하고 프리드라이프의 재무 및 사업 여건을 따지면 대출 안정성은 확실했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VIG가 좋은라이프와 금강문화허브, 모던종합상조 등을 잇따라 인수해 상조업 투자에 정통한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국민연금은 VIG가 잇따라 은행권 대출이 막히자 9%의 금리를 제시했다. 코로나19로 기준금리가 당시 사상 최저인 0.50%에 중소기업 대출 금리도 3% 초반이던 시절이라 9%는 엄청난 고금리였다. VIG측이 “사채를 써도 이보다 낫겠다”는 볼멘소리를 하며 돌아섰지만 결국 인수금융 파트너를 찾지 못해 국민연금이 내민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었다.

VIG는 지난해 프리드라이프의 자본재조정(리캡)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프리드라이프 여의도 사옥을 약 200억 원에 매각한데 이어 PEF 운용사인 마스턴파트너스에 프리드라이프 지분 10%를 약 500억 원에 넘겼었다. 해당 리캡 과정에서 국민연금 대출금 약 1100억원에 대한 상환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

VIG파트너스는 예상보다 빨리 통합 프리드라이프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데 성공, 연내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업계도 VIG측이 기존에 인수한 상조업체들을 합병해 프리드라이프를 업계 1위로 올린 만큼 매각 몸값이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B업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VIG파트너스가 상조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합병해 조만간 알짜 매물로 내놓을 것” 이라며 “VIG측에 펀드 출자와 인수금융을 제공한 국민연금이 수익 측면에서 최고 승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류석 기자·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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