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녀(20대 여성)’ 공략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성인지 예산, 여가부 폐지 등 페미니즘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이 후보는 토론 중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등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에서 열리는 제20대 대선 제3차 초청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저희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르고 또 당 역시 피해 호소인이라는 이름으로 2차 가해에 참여한 분들이 있고 결국 그 책임을 다 끝까지 지지도 않고 공천까지 했던 점들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상처를 입고 또 질타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날 이 후보는 성인지 예산, 육아휴직 등 여성 정책으로 윤 후보를 맹공격했다. 그는 윤 후보를 향해 “현재 1년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쓰게 하는 구체적 방법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가 “강제로 다 쓰게 한다기보다 1년 6개월씩 최대한 쓸 수 있는 제도를 만들면 부부가 합산해서 1년 6개월씩 3년간 쓰게 하자는 것이다. 100% 이것만 갖고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답했고, 이 후보는 “25% 쓰고 있고, 나머지를 계속 쓰게 하기 위해서는 아빠들도 쓸 수 있게 할당제나 자동 등록을 통해서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여전히 구조적 성평등은 없고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시냐”고 묻기도 했다. 윤 후보는 “중요한 것은 이것을 양성평등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여성이든 남성이든 공정하지 못한 처분을 받았을 때 우리 공동체 사회가 강력하게 대응해서 그걸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가 성인지 예산에 대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예산들 중에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차원으로 만들어놓은 그런 예산들이다. 거기서 조금만 지출 구조조정을 하고 우리가 북핵으로부터의 대공 방어망을 구축하는 데 쓸 수 있다”고 하자 이 후보는 “포인트가 안 맞는 말씀을 하시는데 범죄 피해자 보호 지원 사업, 한부모 지원 강화 사업 이런 게 다 성인지 예산”이라며 “이런 식으로 나라살림이나 행정에 대해 모르고 마구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또 ‘n번방 방지법’을 반대하는 이유를 따져 물으며 “필요하면 개정하면 되지 왜 반대를 하느냐. 이해가 안 된다”고 질타했다.
페미니즘 문제에서도 윤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페미니즘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윤 후보가 “휴머니즘의 하나로써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이 후보는 “불평등을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며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