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드라마틱한 단일화를 이뤄냈다. 무대 뒤편에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있었다. 두 사람은 협상 결렬 기자회견 등 수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끈질긴 물밑협상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두 후보가 전날 마지막 대선 TV 토론회가 끝난 뒤 회동한 곳은 서울 강남에 있는 장 의원 매형 집이다. 장 의원의 매형은 카이스트 교수 출신으로 안 후보와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두 후보는 다음날 새벽 약 2시간 30분간 단일화를 위한 대화를 이어갔다. 회동 자리에는 두 후보뿐 아니라 장 의원과 이 의원도 배석했다.
윤 후보은 이 자리에서 흉금을 터놓고 안 후보를 설득했다. 윤 후보가 두 시간 넘게 차기 정부의 국정 운영과 정치 철학에 대한 생각 등을 밝혔고 안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해 윤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단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단 후)합의문은 안 후보가 작성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이를 보고 “이대로 하자”고 동의했고 오전 8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기로 했다.
단일화는 실제로 결렬 직전까지 갔다. 윤 후보가 지난 27일 단일화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면서 사실상 야권 후보 통합은 어려워진 분위기였다. 하지만 실무 협상을 담당한 장 의원과 이 의원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후에도 계속 연락을 이어갔다. 특히 휴일인 3·1절에는 복수의 측근들이 안 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해 윤 후보 측과 협상해야 한다고 재차 제안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는 후보 단일화의 활로를 만들기 위해 전날 TV토론 직후 안 후보의 자택을 찾아갈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 의원이 이 의원에게 심야 회동을 전격 제안했고 안 후보가 이를 수용하면서 윤 후보와 안 후보가 한 자리에 앉아 단일화를 논의하게 됐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두 시간의 설득이 필요했고 (안 후보가)결단을 했다”며 “이 자리에서 공동정부를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오전 8시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를 전격 선언했다. 두 사람은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 정권 교체, 즉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오늘부터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라며 “오늘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어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