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강맨션 68층·압구정 49층…성냥갑 아파트 사라지나

■서울 10년만에'35층 룰' 폐지

박원순에 막혔던 초고층 가능

사업 지연 은마도 활로 기대

여의도 등 한강변 재건축단지

층수 높여 설계변경 줄이을듯

한강변 첫동은 15층이하 유지


서울 재건축 사업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였던 ‘35층 층수 규제’가 사라지게 되면서 서울의 한강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적으로 68층 설계안을 마련한 용산구 한강맨션을 비롯해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일대 재건축 단지들도 이에 따른 대책 마련에 나섰다.

3일 발표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은 대표적인 재건축 사업 규제의 대못이었던 ‘35층 룰’을 삭제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사실상 없어질 규제로 여겨졌던 만큼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던 단지들은 이미 어느 정도 ‘밑작업’을 진행한 상태다.








이번 규제 완화로 가장 먼저 혜택을 보게 될 단지는 용산구·여의도·강남 일대의 한강변 단지로 예상된다. 용산구 이촌동의 한강맨션은 시공사(GS건설)가 올해 초 68층 설계안을 제시하면서 ‘35층 룰’ 폐지에 앞서 사전 작업을 해놓은 상태다. 당시 계획은 최고 35층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에 대비해 ‘밑작업’을 그려놓은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68층 설계안이) 공식적으로 제출된 단계는 아니고 조합과 시행사가 변화를 예측해 일종의 제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구의 왕궁·삼호 등에서도 층수를 높여 설계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도 압구정2구역이 지난 1월 현상설계 공모를 내면서 건축 규모를 최고 49층으로 명시하며 규제 완화에 앞서 사전 작업을 시작했다. 이보다 먼저인 2019년 49층 계획을 추진했던 압구정3구역도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기존 자체안으로 마련했던 49층 계획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층수 규제로 재건축 사업이 오랫동안 지연돼온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이번 기회를 통해 사업 활로를 찾을 전망이다.

관련기사



여의도 일대에서도 신속통합기획과 연계한 통합 재건축을 통해 고층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게 됐다. 삼부·목화아파트, 화랑·장미·대교아파트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지난달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최고 50층 건립이 가능해진 상태다. 역세권 일부 용지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되면서 주상복합에서 최고 50층까지 올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35층 룰 폐지가 용적률 상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단지의 용적률은 그대로 두면서 높고 낮은 건물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 단지들도 설계 변경에 따른 비용 등을 선행 분석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또 구체적인 층수는 개별 정비계획에 대한 위원회 심의에서 지역 여건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모든 단지가 층수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강변과 맞닿은 가장 전면의 건물에 대해서는 계획에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처럼 15층 이내로 제한하는 원칙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층수 제한 폐지로 다양한 설계안이 나올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한강 조망권 등을 살리는 설계안이 적용되면서 건폐율이 낮아질 수 있다. 주거 환경 측면에서 나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