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존리의 머니웍스] 우리 아이 자본가로 키워라

■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글로벌 무한경쟁속 부자가 되려면

대학 진학 위한 무리한 사교육 대신

돈의 노예 아닌 다스리는 법 알도록

금융·투자·창업정신 일찍 가르쳐야






7년 전 미국에서 귀국한 후 많은 사람을 만나 주식 투자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노력했다. 주식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으로 초기에는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인식이 무척 호의적으로 바뀐 것을 실감한다. 특히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주식이나 펀드를 사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시대가 됐으니 격세지감이다. 이제부터는 주식 투자의 당위성을 떠나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음 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 경제적 자유를 선물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경제적 자유를 얻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보다도 일찍 시작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자본주의의 꽃인 금융과 주식 투자에 대한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돈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돈을 위해 일하기보다 돈이 일하게 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학부모를 만나 자녀들을 어떻게 키우고 싶으냐는 나의 질문에 대부분의 대답은 아이들을 부자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당연시하는 한국의 교육 과정은 우리 자녀들을 부자로 만드는 것과는 정반대인 듯싶다.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 믿고 있는 교육관이다. 모두 다 같은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좁은 문을 들어가기 위해 무한 경쟁을 하게 되고 무리하게 사교육비를 지출하게 된다. 한국의 교육제도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투자 대비 지극히 비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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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세계는 우리가 경험한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데는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많은 직업이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사라질 것이고 노동의 생산성은 기계에 비해 점점 낮아질 것이 분명하다. 세계 각국의 이러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선점하려고 무한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자녀들을 부자로 만들려면 과거의 생각으로부터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시험을 잘 치르면 좋은 학교, 좋은 직업을 갖는 데 조금 유리할지 모르겠지만 부자가 되는 길과는 별로 관계없다. 한국이 과거 30년간 눈부신 발전을 했지만 개개인의 삶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빈부 격차는 심화되고 있고 노인층의 빈곤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출산율은 세계 꼴찌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돈이 없어서 은퇴하지 못하는 인구 비율 또한 세계에서 일등이다. 한국인의 부지런함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데 왜 개개인의 경제는 이렇게 힘들까.

유태인을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미국 인구의 2%에 불과하지만 유태인은 미국 자산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유태인은 자녀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남이 낸 문제에만 답하는 대신 끊임없이 질문하라고 교육한다. 그리고 돈을 위해 일하지 말 것과 돈이 일하게 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돈의 노예가 되지 말고 돈을 다스리라고 교육한다. 사교육 대신 엄마가 직접 교육한다. 특히 돈이 일하게 하도록 교육한다는 대목을 우리가 빨리 깨달아야 한다. 우리 자녀들을 자본가로 키우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많은 금융회사를 유태인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교육 과정은 세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반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취직을 잘하는 것은 모든 부모가 원하는 것이지만 정작 자본가의 길은 아니다. 자본가는 창의적인 생각을 갖고 새로운 혁신적인 기업을 일으키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많아야 그 나라의 미래가 밝다. 안타깝게도 젊은이들의 창업 선호도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 모든 것을 시험을 통해서 하려고 하고 그것을 가장 공정한 것이라고 믿는데, 편리성은 있지만 오히려 가장 공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의 능력은 아주 다양한데 그것을 시험으로 가늠하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시험을 잘 치르는 사람은 창의성은 부족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취직할 때 시험을 치르는 나라는 한국 외에는 찾기가 쉽지 않다.

자본가가 되는 사람은 노동력뿐 아니라 자본이 일해야 하는 사실을 잘 이해한 사람이다. 자녀들을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자본가의 꿈을 심어주고 돈이 일하는 것, 즉 투자를 가르쳐주고 선한 부자가 되도록 교육해야 한다. 한국의 교육은 문제를 잘 푸는 것보다는 창의력을 기르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창업 정신과 금융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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