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4명 중 1명은 근로조건이 만족스러원 시간제 근로(단시간 근로)를 선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단시간 일자리를 줄이고 장시간 일자리를 확대하는 게 청년고용대책의 1순위라는 주장을 무색하게 하는 결과다.
5일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1년 청년층 고용노동통계에 실린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020년 8월 기준 청년층(15~29세)이 시간제 근로를 선택한 이유 1위는 학원, 직업훈련 등을 병행하기 위해서(32.5%)였다. 눈에 띄는 점은 2위(27.9%)로 ‘근로시간, 임금 등 근로조건에 만족했다’고 답한 부분이다. 단시간 근로는 임금근로자 중 평균 주당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임금, 복지, 근무시간 등 모든 근로조건이 열악해 청년이 기피하고 정부가 늘리면 안되는 일자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청년층에서 단시간 근로 비중은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게 추세적으로 늘고 있다. 비율(임금 근로자 중 단시간 근로)을 보면, 2006년 처음 10%대를 넘긴 후 2013년 20%대에 진입했다. 2020년에는 26.8%로 통계 산출 시기(1990년) 이후 가장 높다. 상대적으로 학력이 높아 취업이 쉽다고 여겨지는 대졸 이상 청년 비율도 2020년 17.1%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정부는 이 같은 결과의 원인 중 하나를 점진적인 근로조건 개선으로 보고 있다. 기술 발달로 인해 선택할 수 있는 직업군이 늘었고, 고용보험 가입 확대와 같은 사회안전망 강화 덕분에 이 단시간 근로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 보다 삶의 만족을 더 중시하는 성향도 단시간 근로 확대에 크게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대기업과 같은 기업이 만든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해서 빚어진 결과로 우려하고 있다. 단시간 일자리는 수입 규모와 지속성이 장시간 근로에 비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우려점이다. 단시간 근로를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청년층에 대한 지원도 시급하다. 앞서 시간제 근로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설문에서 20.5%는 ‘생활비 등 당장 수입이 필요하다’고, 5.6%는 '원하는 분야의 일자리가 없다'고 답했다. ‘안정적인 일자리로 판단했다’란 답변도 2.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