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단일화 후 첫 공동유세가 진행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만남이 결국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윤석열 대선 후보가 아닌 당과 상의해야 한다며 대선 이후에도 갈등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앞서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후 6시로 예정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서울 광진구 유세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안 대표는 “한 곳 정도 더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참석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2시30분으로 예정된 윤 후보의 경기 이천 거리유세에만 안 대표가 참석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그러자 서울 광진 유세에서 윤 후보와 ‘풀타임’ 유세를 예정했던 이 대표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이 대표는 주변에 유세 중 서울 노원으로 먼저 이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은 안 대표의 전 지역구이자 이 대표와 안 대표의 자택이 있는 곳이다. 두 사람은 바른미래당 시절 이 지역구 공천을 둘러싸고 갈등에 휩싸인 경험이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잠정적으로 5일 저녁 노원 롯데백화점 유세가 이번 선거에서의 제 마지막 현장 유세 참여”라며 “이제 여의도에 머무르며 전국적으로 투표 상황을 점검하면서 선거 막바지까지 데이터를 챙기고 메시지를 챙기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안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안 후보가 행정 경험을 희망한다고 언급했는데, 조각할 때 입각의 의미도 있을 수 있지만 지방 행정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며 “후자의 경우 당과 상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나 조각, 공동 정부는 당연히 윤 후보의 영역”이라면서도 “합당이나 정치적 변화에 대한 부분은 당이 주도하는 모양새가 되는 게 맞는다. 안 대표가 어떤 행보를 하기 희망하느냐에 따라 대응 주체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야권 단일화 효과에 대해서는 “지지율 수치상 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선거 막판 여당이 마타도어성 이슈를 던질 텐데, 하나도 먹히지 않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상당한 효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