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 업체인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가 러시아에서의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기업의 ‘러시아 보이콧’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스터카드는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분쟁과 불확실한 경제 환경을 고려해 러시아에서의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비자카드는 “앞으로 며칠 내 러시아에서의 영업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러시아 은행에서 발급한 마스터와 비자카드는 해외에서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러시아 소매 고객들이 직접적인 불편을 겪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나라에서 만든 마스터와 비자카드로 러시아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 구매가 안 된다. 다만 러시아인들의 자국 내 사용은 계속 가능하다. 비자와 마스터 모두 러시아 사업은 전체 순익의 4% 정도를 차지한다.
빅테크 업체들의 사업 중단도 잇따르고 있다. 메타와 알파벳·트위터가 러시아 국영매체의 광고 활동을 차단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러시아에서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신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포토숍’으로 이름난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도 러시아에서의 신규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정부 결정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때 우크라이나를 가장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믿는다”며 “상황 전개에 따라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패션·의류 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는 이날 러시아에서의 소매 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독일의 스포츠 의류 업체 푸마도 러시아 내 상점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푸마는 러시아에 100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다국적기업들의 러시아 내 영업 중단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해운·정유 등 거의 모든 분야로 기업들의 대러 제재 참여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