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에 한계가 왔어요.”
첫날 65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이후 72-76-76타로 망가지면서 톱 10에도 오르지 못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그는 7일(한국 시간) “그로기 상태처럼 정신을 못 차리겠다”며 작심한 듯 불만을 쏟아냈다. “2라운드 오후부터 코스 컨디션이 이상해지기 시작했어요. 훌륭한 샷에도 보상이라는 것이 없으니 분노와 실망뿐이죠. 지난 3년간이 똑같아요. 좋은 샷, 좋은 스윙, 좋은 칩 샷, 좋은 퍼트를 해봤자 이런 컨디션이면 다 소용없을 겁니다.”
전 세계 랭킹 1위 매킬로이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힐 클럽&로지(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4오버파 76타에 그쳤다. 첫날 7언더파로 우승 기대를 부풀렸으나 3·4라운드에 8타를 잃은 끝에 1오버파 공동 13위로 밀려났다.
코스가 어렵기는 했다. 3라운드를 강타한 강풍 영향인지 코스가 단단해졌고 러프는 더 불편해졌으며 그린은 유리판 같았다. 이날 출전 선수들의 평균 스코어는 75타를 넘었다. 나흘 합계 5언더파가 우승할 정도로 스코어가 안 나왔는데 한 자릿수 언더파 우승은 지난해 6월 US 오픈 욘 람(6언더파·스페인)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8년 이 대회 우승자인 매킬로이는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4라운드에 76타로 무너졌다. “주말 이틀간은 거의 미친 게임이었다”는 그는 “이틀간 8오버파를 칠 경기력은 절대 아니었다”며 코스 변별력에 문제가 있음을 주장했다.
7번 홀(파3)에서 1m 남짓을 남기고 3퍼트로 더블 보기를 하는 등 크게 흔들린 매킬로이는 12번 홀(파5)에서 급기야 화를 참지 못했다. 어프로치 샷이 그린 뒤 러프로 갔고 칩 샷도 마음에 안 들자 웨지 샤프트를 구부러뜨려 못 쓰게 만들었다.
이븐파로 잘 막아 5언더파 우승에 성공한 선수는 스코티 셰플러(미국)다. 우승 상금은 216만 달러(약 26억 3000만 원). 2월 피닉스 오픈에 이어 통산 2승째다. 데뷔 후 70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다가 최근 3개 대회에서 2승을 몰아쳤다. 임성재(24)는 3오버파 공동 20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