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 피해 속에서도 이재민들이 대통령 선거 투표에 참여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삼척, 강릉, 동해, 영월, 울진 등 피해지 주민들은 황망한 와중에도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 행사에 나섰다.
동해 산불 때 주택이 소실된 이재민 신원준(75)·손복예(66)씨 부부는 이날 오전 딸과 함께 소중한 주권을 행사했다.
신씨 부부는 지난 5일 강릉시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로 집과 창고, 저온 저장고 등을 잃고 국가철도공단 망상수련원에서 지내고 있다. 이들은 이날 망상초등학교에 마련된 망상제1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손씨는 “산불 피해지역 복구가 원만히 이뤄져 우리도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줄 후보를 뽑기 위해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엿새째 이어진 산불 진화에 피로가 누적된 진화 대원들도 짬을 내 한 표를 행사했다. 삼척시 사곡리 산불 현장을 밤새워 지킨 한 소방대원은 “사전투표를 못해 오늘 오전 9시 근무교대 후 복귀하면서 투표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산불로 집과 함께 신분증이 소실돼 임시 신분증을 발급받아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경북 울진군 울진읍 울진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한 이재민은 “불이 나는 바람에 신분증을 못 가져왔는데 면사무소에서 주민등록증 발급신청서를 받아 투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