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국민의힘 초반 열세 뒤집자 "윤석열" 연호…민주당은 침묵 흘러

[20대 대선 출구조사 각당 반응]

송영길 대표, 주먹 불끈 쥐며 눈물 흘려 눈길

국힘 상황실 술렁…이준석 등 지도부 헛웃음도

자정 지나자 尹 역전, 野 부둥켜안고 환호성

송영길(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며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성형주 기자송영길(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며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성형주 기자




정권재창출과 정권심판을 앞세운 거대양당이 이날 요동치는 방송 3사(KBS·MBC·SBS)와 JTBC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율을 보며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열세를 예상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출구조사에서 접전 또는 우세한 결과가 나오자 환호했다. 국민의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10일 0시께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역전하자 국민의힘은 환호의 함성을 질렀고 민주당은 침묵했다. 결과는 개표율이 80%를 넘어야 예측 가능한 상황이라 양당은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이 초박빙 양상을 보인 결과를 발표하자 각 당은 크게 술렁였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열세를 예상했고 국민의힘은 압승을 자신했다. 하지만 승자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접전이 벌어지자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방송 3사는 이날 오후 7시 30분께 윤 후보 48.4%, 이 후보 47.8%, 심상정 정의당 후보 2.5%의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시간 JTBC가 자체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이 후보 48.4%, 윤 후보 47.7%, 심 후보 2.5%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는 이 같은 출구조사 결과가 방송되자 “우와”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은 ‘경합 우세’를 점치면서도 장담하지는 못했다. 일각에서는 열세로 판세에서 밀리고 있다는 자조감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초접전 양상이 펼쳐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상황실에 앉은 당 주요 인사들은 일제히 반색했다.

또 방송 3사 출구조사와 달리 JTBC 출구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박빙 우세’를 보인 것으로 보도되자 “이겼다. 이겼어”라는 외침도 나왔다. 피습 사건으로 이날도 머리에 붕대를 감고 나온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 결과를 보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눈물을 흘렸다. 의원회관에 모인 약 60여명의 의원들은 ‘이재명 만세’ 라는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9일 오후 대선 투표 종료 이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권욱 기자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9일 오후 대선 투표 종료 이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권욱 기자


국민의힘의 개표 상황실이 마련된 국회 도서관 대강당은 민주당과는 온도가 달랐다. 윤 후보와 이 후보가 초박빙인 것으로 결과가 각각 발표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지난 3일 이후 자체 조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윤 후보가 10%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꾸준히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당직자들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까지도 환한 표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오후 7시 30분 윤 후보가 이 후보와 초접전을 벌였다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장내가 크게 술렁였다. 개표 상황실 맨 앞자리에 앉은 이 대표를 비롯해 권영세 총괄선대본부장, 김기현 원내대표, 정진석 국회부의장, 배현진 최고위원 등의 표정이 ‘박빙 우세’에 잠시 환해졌다가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원희룡 본부장이 목을 젖히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 대표는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특히 JTBC가 지상파 3사와 반대로 이 후보가 윤 후보에 오차 범위 내 우세라는 결과를 내보내자 표정은 긴장감으로 물들었다. 오후 7시 32분에는 아예 상황실 내 개표 중계방송 소리를 꺼버렸다. 상황실에 모인 인사들은 아무 말 없이 심각한 얼굴로 중계방송 화면을 응시했다.



하지만 실제 개표가 50%까지 진행된 자정께 양당의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혔다. 윤 후보가 이 후보(48.11%)를 이날 0시 45분께 48.43%로 앞서가자 당 지도부는 일제히 “윤석열, 윤석열”을 연호했다. 권 선대본부장은 흥분한 표정으로 TV를 가르키며 환호했다. 장예찬 청년본부장은 “뒤집었다”며 외쳤다. 김 원내대표와 배현진 의원은 서로 포옹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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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주당은 순식간에 침묵이 장악했다. 윤 후보에게 역전된 이 후보의 득표율이 뜨자 현장의 인사들은 묵묵히 TV만 바라봤다.

구경우 기자·김병준 기자·성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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