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한국 위기시 200만 외국인 철수에 다국적 노력 필요"

9일 美 하원 청문회서 주한외국인 다국적 철수훈련 가능성 밝혀

"한국 등과 연합훈련기간중 외국인철수 시뮬레이션 방안 조율"

한국서 사격훈련 등 어려움 호소…"사드기지 물류조달 문제 발생"

"北 미사일 탄두 진전, 기동성 과시…핵 능력 염두 둔 것 추정돼"

북한이 지난 1월 5일 자칭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북한이 지난 1월 5일 자칭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미사일 시험 도발을 연발하는 가운데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위기시 한국 거주 외국인 철수들의 방안을 한미연합훈련 기간중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한국 등 동맹 및 파트너들과 조율하고 있다고 9일(현지 시간) 밝혔다. 주한미군은 과거 주한미국인 대피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했는데 이를 한국에 거주하는 동맹국 및 우방국 국적 외국인 전반을 아우르는 다국적 훈련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미인지 주목된다.




폴 라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사진제공=주한미군폴 라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사진제공=주한미군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날 미 하원 국방위 청문회에 이 같은 취지의 서면답변을 제출했다. 답변서에서 그는 반기마다 개최하는 연합지휘소훈련(CCPT) 기간 시뮬레이션을 통해 외국인 철수방안에 대해 한국 민간당사자, 동맹 및 파트너들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는 30여개국에서 온 200여만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기 때문에 위기 시 비전투 인력의 철수에는 거대하고 다국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한국에서 훈련 및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운용의 어려움도 전했다. 특히 주한미군 사격장에 대해 “한국이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며, 작은 마을이 도시로 성장했고 인구도 늘어났다”며 “그 결과 몇몇 지역에서는 지역의 확장이 훈련의 장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에 주로 격오지나 변두리에 위치했던 사격장 인근까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주민 민원 등으로 훈련을 실시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경북 성주군에 배치돼 있는 사드 기지와 관련해선 "제한된 접근으로 몇몇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규제없는 접근이 완벽히 보장되지 않는 한 물류 조달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4일 오전 주한미군 사드기지 입구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 사드기지로 들어가는 공사차량 등을 저지하기위해 길을 막은 주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해 5월 4일 오전 주한미군 사드기지 입구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 사드기지로 들어가는 공사차량 등을 저지하기위해 길을 막은 주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캐머라 사령관은 “2018년 남북군사합의 체결 이후 비무장지대에서 남북의 긴장은 줄어들었지만, 북한은 핵 및 미사일 개발 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은 한국과 일본을 중·단거리 미사일로 위협하고, 미국을 ICBM으로 위협하려고 하고 있다”고 되짚었다. 특히 “북한은 올해 1월부터 단거리, 중거리, 중장거리에 이르는 전례 없는 양의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환기했다. 아울러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진전된 탄두를 비롯해 미사일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음을 드러냈고, 미사일의 기동성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중 일부 (미사일) 시스템은 핵 능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해야만 한다"며 "2020년에 북한은 2017년 시험한 것보다 더 커진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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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언급한 ‘진전된 탄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용 로켓의 탄두부분에 탑재해 발사를 시험한 극초음속활공비행체(HGV)를 의미한 것인지, 혹은 ICBM용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기술 발전을 의미하는 것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기동성’ 언급은 한미의 미사일방어망을 회피해 표적을 타격하기 위해 변칙적인 궤도로 비행하는 능력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지난 2월 27일 오전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한 가운데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북한이 지난 2월 27일 오전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한 가운데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캐머라 사령관은 “우리는 북한이 역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어서 “우리는 그들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 우리의 집단안보를 위협하는 연구·개발·시험발사 능력을 멈췄다는 어떤 증거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는 이를 입증한다”며 “우리는 고도의 전투태세를 유지함으로써 역내 평화 유지를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해킹 능력에 대해 “다양한 소스들이 지난해 북한이 4억 달러의 가상화폐를 해킹했다고 보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2021년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가상화폐는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에 이용됐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환기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북한의 공격적인 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자연 재해로 경제 상황이 극도로 어려운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의 불투명성으로 정확한 추정은 어렵지만, 제한된 정찰내용에 근거할 때 팬데믹으로 북한 정권이 지도력을 공고화하고 경제 활동을 재정비하고,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지도 체제를 강화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어려움에도 북한은 미군을 겨냥하고, 한반도에 있는 동맹의 미사일방어를 무력화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자원과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우리의 통합억지전략은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의 공간을 유지하면서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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