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오는 16일 삼성전자(005930)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 등 4명의 이사 선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국민연금이 모호한 주주권 행사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이사 선임을 대거 반대하자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태라는 비판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11일 공시한 주주권 행사 내역에 따르면 16일에 열릴 삼성전자 주총에서 경 사장과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국민연금이 반대했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삼성전자가 사외이사로 선임한 후 감사위원을 겸임하게 할 예정이던 김한조 전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의 선임안과 기존 사외이사인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의 감사위원 선임마저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사내이사 2인의 선임을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반대에 대해서도 “당해 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 시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지난해 김 회장의 삼성전자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한 바 있고 최근 소액주주들이 서비스 문제로 선임 반대 운동을 벌인 노태문 사내이사 선임은 찬성하기로 해 주주권 행사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의 이번 주주권 행사가 주총에서 가결될 가능성도 높지 않아 삼성전자 경영에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2018년 이상훈 전 삼성전자 사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에 반대했지만 안건은 통과됐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은 8.23%인 데 비해 삼성전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21.1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