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재난 문제, 고령화에 따른 건강 문제, 환경 문제 등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활에 밀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과학기술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2개 중앙 행정기관이 지원하는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R&D) 예산이 올해 1조 7782억 원으로 지난해 1조 6000억 원 대비 10% 이상 증가하는 등 관련 예산 또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범정부적으로 ‘제5차 과학기술 기본계획 방향’ 수립 이후 과학기술계에서 세부적인 논의가 한창이다.
기존 과학기술 정책을 고도화함과 동시에 국가·사회 전 분야의 혁신 방안을 마련해 복잡하고 중차대한 사회문제 해결까지 과학기술의 역할을 확장해가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제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관점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국민이 직면한 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따뜻하고 창의적인 기술’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따뜻하고 창의적인 기술’이 갖는 가치는 무엇이고, 중소 벤처기업은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먼저 실수요자의 요구 사항이 정확히 반영돼야 가치 있는 결과물이 나온다. 장애인의 생활 편의를 위한 ‘로봇팔 탑재 휠체어’를 개발할 때 안전을 위해 제품을 무겁게 만들거나 제조 현장에서나 쓰일 법한 과도한 기능들을 탑재한다면 거동이 불편한 수요자 입장에서는 일상에서 활용이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은 국민 생활에 밀접한 다양한 수요를 R&D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국민 건강, 재난 안전, 환경 등 3개 분야에서 사회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대표적으로 현직 해양경찰이 제안한 해상 응급 상황 발생 시 필요한 ‘스마트 구명조끼’ 개발, 대학생이 제안한 의료 사각지대 소외 계층 지원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 등이 있다. 이런 아이디어는 R&D 지원 전략 품목 발굴에 활용됐고, 올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R&D 지원 사업과 연계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최근 대형 산불 발생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재민들과 산림의 피해가 조속히 복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소방 헬기와 인력이 대거 투입됐지만 산불 진압에 난항을 겪었는데 이런 사고도 따뜻하고 창의적인 기술이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소방특수장비 개발’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기술 개발을 위해 산림청과 소방청이 과제를 제안하고, 중소 벤처기업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종의 ‘대기업-스타트업 해결사 프로그램’과 유사한 R&D 지원 방식이나 수요처의 구매를 전제로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R&D 지원 방식 등을 검토해볼 수 있다.
앞으로 새롭게 세상에 등장할 중소 벤처기업의 ‘따뜻하고 창의적인 기술’이 우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고 이를 마중물로 삼아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원동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