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새 학기를 하루 앞둔 지난 1일 서울 시내의 한 가정집에서 한 초등학생이 엄마에게 자가검사키트로 선제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타액(침) 검체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국내 사용이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타액진단키트를 개발하는 국내 업체 대부분은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심사 중인 코로나19 타액 진단키트 제품은 국내에 단 하나도 없다. 앞서 한 업체가 식약처에 타액 검체 자가검사키트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적이 있으나 최근 신청을 자진취하했다.
식약처 체외진단의료기기 전문가위원회는 지난달 24일 회의를 열고 해당 업체의 타액 자가검사키트에 대해 허가 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이 업체의 임상적 성능 시험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용 적합성 시험 방법의 타당성도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 위원들은 특히 해당 업체가 제출한 서류의 내용이 자꾸 바뀌는 등 절차상의 신뢰가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임상적 성능시험에서 바이어스(편견) 제거를 위한 노력도 없었다는 점을 비판했다.
아울러 임상시험을 수행한 모로코 기관이 전문적으로 임상시험을 하는 기관이 아니라고 전문가 위원들은 판단했다. 식약처 허가에 필요한 국제 인증을 받지 않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인지도 평가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서는 지난 2년여간 콧속 깊은 곳에 기다란 면봉을 찔러넣어야 하는 비인두도말 PCR 진단방식을 표준으로 활용해왔다. 타액 검사 방법의 정확도가 낮고 검체 채취 방법의 표준화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방역당국 지난달 말 처음으로 "타액으로 PCR 검사 키트가 정식 허가를 받는다면 진단검사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한동안 주춤했던 타액진단키트 개발 및 품목허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