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일본·러시아를 제외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에만 특사를 파견하기로 15일 결정했다.
윤 당선인 측은 다음 달 중 미국에 보낼 특사 단장으로 박진 국민의힘 의원을 확정했다. 윤 당선인 측의 한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뜻은 보여주기식 사절단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 협력을 주문했다”며 “박 의원은 특사단장이자 정책협력단장”이라고 말했다.
외무고시 출신인 박 의원은 지난 2002년 16대 국회에 입성한 4선 의원이다. 국회 한국의원외교포럼 회장, 한미의원외교협의회 부회장, 국제민주연합 부의장,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외교통이다. 2008년 당시 한미의원외교협의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독대한 이력도 있다.
윤 당선인은 다음 달 중으로 EU에도 특사를 보낼 방침이며 원외 인사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은 “앞으로 글로벌 중추 국가 역할을 하기 위해 EU와의 경제 안보, 첨단 기술, 인권 문제 등에서 협력이 필요하다”며 특사 파견 배경을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다만 미국과 함께 한반도 주변 4강으로 불리는 중국·일본·러시아에는 특사를 당장은 보내지 않기로 최종 가닥을 잡았다. 중국·일본은 각종 외교 현안이 산적해 있어 새 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인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당선인 신분으로 급하게 특사단을 보낼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러시아의 경우에는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고려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중국·일본 특사로 국민의힘의 권영세·정진석 의원 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 미국·중국·일본·러시아·EU에 모두 특사를 파견한 바 있다. 당시 기준으로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미국 특사), 이해찬 전 국무총리(중국 특사),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일본 특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러시아 특사),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EU·독일 특사)가 특사로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미국과 중국에 특사를 보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4강 특사를 모두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