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나면서 미용 의료 기기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점차 방역 문턱이 낮아지는 가운데 마스크 벗을 날을 대비해 ‘얼굴 꾸미기’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특히 해외 수출이 크게 늘며 모멘텀을 더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의료 기기주가 올해 리오프닝(경기 재개) 날개를 달고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피부 미용 기기 ‘슈링크’의 제조 업체로 잘 알려진 클래시스(214150)는 전일보다 2.61% 오른 2만 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0억 원, 30억 원씩을 팔아치운 가운데 기관이 50억 원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피부과용 레이저 기기 납품 업체인 제이시스메디칼(287410)도 1.70% 올랐다. 이들 업체는 올 들어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클래시스는 주가가 37%나 뛰었고, 제이시스메디칼(13.26%)과 루트로닉(085370)(23.64%)도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65% 내린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한 셈이다.
미용 의료 기기 관련주는 지난해 잇단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경제활동 재개가 미뤄지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의 복귀 전망에 최근 주가는 탄력을 받고 있다. 그동안 억눌렸던 미용 서비스에 대한 보복 소비 효과도 클 것이라는 기대다. 영국은 확진자 자가격리와 무료 검사를 없애는 등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돌입했고, 미국에서는 하와이를 제외하고는 조만간 주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모두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용 업체들의 주요 판매 거점인 선진국의 이 같은 방역 완화 움직임에 수출도 확대됐다. 올 1월 미용 의료 기기 수출은 5730만 4000달러로, 지난해 1월(4458만 5000달러)보다 28.5% 늘었다. 2월 들어 10일까지는 1845만 7000달러를 수출했다. 지난해 2월 한 달 동안 수출액은 4699만 1000달러였다.
수출 호조는 미용 기기 3사의 올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클래시스의 올해 예상 해외 매출액은 850억 원으로 전년보다 2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시스메디칼도 일본 시장 공략에 힘입어 28%대 고성장이 예상된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용 의료 기기의 기술 발전과 함께 시술 영역이 넓어지면서 산업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며 “기존에는 미용 의료 기기를 통해 주름 개선, 리프팅, 화이트닝 등 피부 관리 시술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레이저 시술을 통한 색소 치료, 비대칭 교정 등 치료 영역으로까지 침투하면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신제품 출시가 몰려 내수 시장 성장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클래시스는 8년만에 집속초음파(HIFU) 신제품인 ‘슈링크 유니버스’를 출시했다. 제이시스메디칼은 올 상반기 말에 HIFU 신제품을 출시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인 원텍의 ‘올리지오’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설치 600대를 기록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19년 116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의료 기기 시장은 오는 2025년 222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시장의 합법화 움직임이 가속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박종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국은 불법 미용 시장이 합법 시장보다 약 4배 정도 규모가 컸으나 규제 당국은 불법 시장에 대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면서 “합법 시술 시장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2023년까지 연평균 15.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