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매 혐의를 받는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수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법원은 이날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이 낸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인도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014년부터 두차례 임기를 채우고 지난 1월 물러났는데, 이미 퇴임 전부터 미 사법 당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를 받았다.
그는 2004년부터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온두라스를 거쳐 500t의 마약을 미국에 반입한 것으로 미 검찰은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등 마약 밀매 업자들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아 챙겼다는 혐의도 받았다.
이미 지난해 3월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동생 토니 에르난데스는 미국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았는데 당시 미 검찰은 "국가 차원에서 후원한 마약 밀매"라고 표현한 바 있다.
앞서 우파 성향이었던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좌파 야당의 시오마라 카스트로에게 패배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현직에서 내려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기, 미국이 온두라스 당국에 그를 체포해 인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온두라스는 동맹국이기에 온두라스 경찰은 곧장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체포했고 이날 법원의 인도 결정까지 나왔다. 다만 에르난데스는 이날 법원 결정에 대해 사흘 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그는 마약 밀매상이라는 자신의 혐의를 계속 부인해 왔다. 그는 온두라스에서 쫓겨난 마약 밀매 업자들이 그에게 복수하려 이 같은 혐의를 꾸며냈다고 항변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부인인 아나 가르시아도 이날 법원을 떠나면서 "(미국의) 동맹이었던 사람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유감"이라며 "앞으로 누가 마약 범죄와 싸우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친미 기조를 유지하던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워싱턴과 마약 범죄 소탕을 공조했다고 AFP 통신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