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5년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인수위원들은 개별적인 의견을 자제하고 언론에서 의견을 물으면 나에게 넘겨달라”고 주문했다. 인수위 단계에서 설익은 국정 과제가 남발되면 사회적 혼란만 가중된다는 이유다. 취임까지 남은 기간 53일을 강조하면서 휴일 없이 일할 각오를 요구하는 등 인수위 출범 첫날부터 기강을 다잡는 모습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인수위 현판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안 위원장은 “성공한 인수위가 성공한 정부를 만든다고 생각한다”며 “인수위에 대한 평가가 새 정부에 대한 첫 번째 평가라는 점을 모두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53일밖에 없다”며 “휴일 없이 일해야 할 것 같고, 밤을 새워야 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함께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은 세 가지 당부 사항을 전했다. 먼저 인수위원들이 언론 등과 개별 소통하지 말고 인수위원장과 대변인으로 소통 창구를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예전 사례를 보니 인수위원들이 개별 검토해보겠다는 말만 해도 정책이 변경되거나 폐기된다고 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많았다”며 “대외적으로 언론에서 의견을 물을 때 모두 저나 대변인에게 넘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짧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국정 과제와 철학을 정비해야 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인수위는 가급적 첫 주에 부처 보고를 마무리 짓고 이후에는 정리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부처 공직자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을 때 마음가짐도 단속했다. 안 위원장은 “언론에 인수위는 점령군이 아니라고 말 한 바 있다”며 “공무원은 함께 새 정부는 이끄는 동료라는 마음으로 일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 위원장은 첫 인수위 전체 회의가 끝난 뒤 경제1분과 최상목 간사, 신성환 위원, 김소영 위원, 신용현 대변인과 함께 도시락 오찬 겸 업무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안 위원장과 경제1분과 소속 인수위원들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을 돕고 지출 구조 조정 등 재정 효율화를 통해 재정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