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에서 석패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 이 고문은 정치적 침묵을 지키며 거리를 두고 있고 당내에서도 그의 등판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지만, 일부 의원들과 당원들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 고문의 조기 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지사가 SNS서 2030 여성들과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李 등판 “시기상조” 여론
당내에서는 이 고문의 소환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여전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9일 “이 고문에게 무엇을 해달라는 요구 자체가 실례”라며 “당분간 쉴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지적했다.
조응천 비상대책위원도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고문의 비대위원장 등판 요구에 대해 “격전을 치르고 돌아와 갑옷을 벗으려는데 다시 갑옷을 입고 전장으로 가라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며 “뭘 어떻게 할지는 이 고문한테 맡겨야한다”라고 일축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선 패배의 장본인"이라며 "패배의 장본인이 뒷수습을 하겠다고 나서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재명 중용론을 내세우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17일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을 통해 “이번 대선을 통해서 걸출한 스타가 탄생했다. 개인적으로는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등장과 같다고 생각한다”라고 이 고문을 추켜세우며 조기 등판을 재차 촉구했다. 이수진 의원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비대위가 당의 화합책”이라며 힘을 보탰다.
‘개딸’ 여성 지지층과 소통 늘리는 李…조기 등판 관측도
당 현안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지만 이재명 전 지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통을 늘리고 있다.
특히 지지 여성들은 이 고문을 ‘재명 아빠’로 부르고 다양한 ‘밈(meme·온라인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패러디물)’을 끊임없이 생산하면서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딸을 낳고 싶었다’는 이 고문의 과거 블로그 글을 소환해 ‘재명 아빠’라는 호칭을 붙이고 자신들을 ‘개딸(성격이 괄괄한 사랑스러운 딸)’로 말하며 친근함을 과시한다.
이 고문은 현재 정치 행보와 거리를 두며 비대위원장 등판론, 지방선거 역할론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는 대선 막판 지지를 확장한 여성 지지층과의 소통을 어느 때보다 활발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