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글로벌 What] 정보 유출될라…'친중'행보 머스크에 美의회 우려

스페이스X 기술 中에 유출 가능성 촉각

'중국 기업 투자시 정보 공개' 법안 발의

'테슬라 통한 기술 유출 가능성'도 촉각

친강(오른쪽) 주미 중국 대사가 지난 4일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있는 테슬라 공장을 찾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전기차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친강 대사 트위터친강(오른쪽) 주미 중국 대사가 지난 4일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있는 테슬라 공장을 찾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전기차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친강 대사 트위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초 친강 주미 중국 대사를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에 초대했다. 친 대사는 원색적 표현으로 미국에 날을 세우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하지만 이날 두 사람의 회동 분위기는 경색된 미중 관계와 달리 훈훈하기만 했다. 친 대사는 테슬라 공장을 방문한 뒤 "도로 위의 자동차, 하늘의 별들, 인간의 두뇌 연구 등과 관련해 머스크와 인상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머스크의 눈에 띄는 친중 행보를 두고 미국 의회 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세계적인 혁신 기업 테슬라와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보유한 머스크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줄곧 각을 세워왔지만 최근에는 공화당에서도 그의 행보를 곱지 않게 보는 눈이 늘고 있다. 미중 간에 치열해지고 있는 기술 패권 전쟁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와중에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에 미국 정치권이 극도로 민감해진 상황도 머스크에 대한 시선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의회는 특히 첨단 우주기술을 가진 스페이스X의 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 스튜어트 공화당 하원의원은 최근 스페이스X에 중국 정부 또는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국가정찰국(NRO)을 비롯한 미 정부 기관에 의회 보고를 요청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인 스튜어트 의원은 “나는 머스크의 팬이지만 그가 중국과 금융 면에서 복잡하게 얽힌 관계라면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상장 기업인 테슬라와 달리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 여부는 구체적으로 공개된 적이 없다.



상원 정보위 소속인 마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도 지난해 12월 제3자를 통해 미국의 첨단 우주기술에 중국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을 비롯한 정부 기관이 중국과 관계된 기업과 계약하는 것을 금지하고 민간 우주발사 기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분히 스페이스X와 중국을 겨냥한 법안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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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이터 연합뉴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이터 연합뉴스


테슬라와 중국의 밀월 관계 역시 미국 의회가 껄끄러워 하는 부분이다. 테슬라는 2017년 중국 빅테크인 텐센트에서 투자를 유치했으며 2019년 문을 연 상하이 조립 공장은 중국 정부로부터 저리 대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았다. 중국은 테슬라의 최대 시장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텐센트의 투자 당시 트위터를 통해 “텐센트를 투자가이자 조언자로 맞게 돼 기쁘다”고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는 특히 지난해 12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이 지역의 첫 테슬라 대리점을 열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문제가 중국과 서방 진영 간 갈등의 핵으로 떠오른 시점이었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행사 즈음에는 “중국이 달성한 경제적 번영이 경이롭다”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미국 의회는 중국 사업 비중이 큰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기업 간 경계가 불분명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과 밀접한 관계인 테슬라를 통해 스페이스X의 기술이 새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WSJ는 상원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 또한 머스크와 중국의 관계를 경계하며 그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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