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경단녀' 우려에 꺼리는데…육아휴직 1년 연장 '재검토 1순위'

[공약, 거품을 걷어내라] < 2 > 미래 위한 복지개혁 시급

■포퓰리즘 복지 공약 정리해야

1년간 매달 100만원 부모급여

선별 지급 선진국과 동떨어져

병사월급 200만원도 재정 위협





육아휴직 1년 연장 및 부모 급여 월 100만 원 지급, 병사 월급 인상 등은 재고해야 할 공약들이다.

육아휴직 연장의 경우 기업은 물론 경력단절 우려에 출산을 꺼리는 여성들조차 반기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아빠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해 여성의 경제활동 복귀를 앞당기게끔 돕는 해외 흐름과도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육아휴직 기간을 현행 남녀 각각 1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두고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력단절의 원인을 육아로 꼽은 여성의 비율은 지난 2016년 30%에서 지난해 43.2%로 늘어났다. 육아휴직 연장 공약은 경력단절 우려에 출산을 꺼리는 기혼 여성의 현실적 고민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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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육아휴직 기간은 이미 세계적으로 긴 편이다. 캘리포니아대 세계정책분석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각국이 법으로 보장하는 육아휴직 기간은 여성과 남성이 각각 평균 28주와 16주다. 우리나라 여성은 세계 평균의 1.8배, 남성은 3.3배 긴 휴직 기간을 이미 보장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관대한 아빠 휴직 기간을 보장하지만 이것이 아빠의 육아 시간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세계 각국은 휴직 기간 자체를 늘리는 것보다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둔 육아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아빠 육아휴직 할당제’를 도입해 아빠가 15주의 육아휴직을 반드시 쓰도록 한 노르웨이가 대표적이다.

출산 후 1년간 부모에게 매달 100만 원씩 ‘부모 급여’를 지급하는 것도 해외 사례와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독일의 대표적인 육아 수당 정책 중 하나인 엘턴겔트는 아이 출생 이전 12개월 동안의 수입을 바탕으로 수당을 지급한다. 모두에게 똑같이 액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육아로 손실이 생긴 수입을 국가가 보전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수입이 적은 부모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연 50만 유로 이상의 고소득자는 혜택을 받지 못한다. 정 교수는 “돈을 모두에게 주는 것보다는 ‘육아 탄력근무제’ 도입 등으로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를 줄이고 기업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효과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병사 월급을 67만 6100원(병장 기준)에서 200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도 초급 간부 월급 인상 등 도미노 인상을 불러 필요한 재원이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세종=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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