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용산시대 차질 빚나…‘안보공백’ 4가지 쟁점 뜯어보니

①지휘체계의 연속성

②군 지휘부와 동거

③대공방어체계 조정

④통의동 경호 취약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이전을 추진 중인 가운데 22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의 모습.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이전을 추진 중인 가운데 22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실 이전 계획을 놓고 청와대·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쟁점별 찬반 의견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정부 여당은 윤 당선인이 권력 교체기의 안보 위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대안 없이 성급하게 집무실 이전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윤 당선인 측은 “반대를 위한 반대”라며 사안별로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지휘 체계의 연속성=윤 당선인은 현재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고 국방부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청사 옆의 합동참모본부 건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가 지난 2003년 신청사 이전 이후 약 20년 만에 다시 둥지를 옮기게 됨에 따라 지휘 통신 체계의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일 먼저 제기됐다. 이사 속도전을 예고한 가운데 합참 건물의 협소함으로 국방부 조직들이 구청사·과천 등지로 흩어지게 되니 합동지휘통제체계(C4I) 등 통제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합참에는 모든 종류의 전술지휘통제가 설비돼 있어 국방부의 합참 건물 이전 시 추가적인 연결선만 추가하면 된다”며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합참 차장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방부는 정부 행정 조직으로 합참처럼 전쟁지휘소 대신 소규모 상황실을 운용하기에 이 정도 C4I를 합참 건물로 이전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며 “대통령 집무실이나 국방부가 옮겨가도 새로운 곳에 전장지휘체계가 정상 가동하기 전까지 기존 체계는 정상 가동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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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군 지휘부 일시 동거=용산 시대가 열리면 대통령과 군 수뇌부가 사실상 같은 공간에 있게 된다는 점도 주요 쟁점이다. 대통령 집무실이 마련되는 국방부 신청사와 국방부 장관이 옮겨가는 합참 청사 간 거리는 약 50m에 불과하다. 합참 의장 역시 합참이 서울 관악구 남태령의 수도방위사령부로 이전하기 전까지는 현 합참 청사에서 업무를 봐야 한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TBS) 방송에서 “어느 나라도 대통령, 국방부 장관, 합참 의장이 같은 건물, 비슷한 지역에 있지는 않는다”며 “세 분이 같이 있으면 (적의 공격에) 너무 취약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 직속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김용현 전 합참 본부장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위협한다면 청와대에만 미사일을 쏘겠느냐”며 “당연히 국방부와 합참도 같이 쏘게 된다. 위협은 지금이나 모여 있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본부장은 동시 테러 위협에 대해서도 “경호·경비를 강화하는 등 여러 가지 조치가 선행되면 커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공방어체계 조정=마지막으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대공방어체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라 반경 8㎞에 해당하는 용산·강남 지역 아파트 옥상에까지 방공포대가 설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측 역시 “청와대를 중심으로 설정된 비행금지 구역 등 대공 방어체계를 조정해야 하는 문제도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서울 시내 일부 고층 건물 옥상에 배치된 수도방위사령부 1방공여단 대공포들의 재배치를 가능한 시나리오로 꼽았다.

윤 당선인 측은 “용산은 현재도 국방부와 합참 등 군사시설 방어를 위해 대공방어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아파트 옥상에 방공포대를 추가로 설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인수위는 “현재의 비행금지구역은 1960년대에 설정돼 60년 동안 적용돼 왔다”며 대공무기의 성능이 개선됐으니 서울의 비행금지구역을 축소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의동 경호 취약성=용산 집무실이 완비되기 전 머물러야 하는 통의동 집무실에 대한 경호 취약 우려도 나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용산 집무실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서 업무를 할 예정이다.

문제는 통의동 집무실에는 국가원수 경호에 필수적인 방탄유리, 도청 방지 시설 등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 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용산 집무실 시대를 무리하게 앞당기려다가 윤 당선인 스스로가 위험을 자초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 측은 “일시적으로 사용할 공간에 대규모 예산을 들여 방탄유리 등을 설치하는 대신 통의동 일대의 경호 경비 인력 자체를 늘려 대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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