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접근성을 높이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은 시중에서 'G퓰리즘’으로 불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정국에서 GTX D·E·F 노선을 추가로 공약했지만 국민은 성사 가능성보다 표를 겨냥해 내놓은 공약(空約)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처음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은 GTX-B도 경제성 문제로 수차례 연기된 끝에 이제야 겨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22일 GTX 공약처럼 자금 조달 등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이 넘쳐 난다고 꼬집는다. 이런 식의 공약을 걸러내지 못하면 재원 낭비뿐 아니라 정치 혐오증도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의 공약집에는 1기 GTX 노선 연장과 함께 GTX-D·E·F 3개 노선 신설이 들어 있다. GTX-D는 기존 노선을 최대 광주·여주까지 늘린다. GTX-E는 남양주·구리 등 수도권 북부와 동서를 잇고 GTX-F는 고양·안산·용인·의정부 등 서울 외곽을 도는 수도권 순환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노선당 수조 원의 재정 투입이 필요한데도 특별한 재원 조달 방안은 제시된 게 없다. G퓰리즘이라는 우스갯소리에 근거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 집값만 올린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 교수는 "GTX를 막무가내로 연장하는 것은 선심성 공약에 불과하다”며 “한정적인 재원으로 어떻게 추진할지 방법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재임 기간 중 주택 250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재건축 사업 규제를 낮추는 등의 선결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윤지해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문재인 정부는 단기 가격 동향에 얽매여 시장과 싸우려 했다”며 “차기 정부는 단기 시세 변동에 주목하기보다 3년 내 물량을 대거 공급해 가격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