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프레스 다방' 깜짝 등장한 尹 "용산 가면 김치찌개 끓여 주겠다"

◆집무실 앞 천막 기자실서 티타임

"아직도 선거 꿈…잠 많이 못 자

DJ·盧 한달에 두번 기자실 찾아

1층 프레스룸 만들어 자주 방문"

언론과 '직접 소통' 의지 피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설치된 천막 기자실을 찾아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권욱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설치된 천막 기자실을 찾아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권욱 기자




“자다 보면 지금도 선거 중인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듭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날로부터 2주일이 지난 23일 기자들에게 밝힌 소회다. 윤 당선인은 ‘요즘 몇 시간 자느냐’는 질문에 “아직도 선거운동을 하던 습관이 남아서 잠을 많이는 (못 잔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꿈에서 뭘 해야 하는 느낌이다. 어디 가서 여기에는 대응해야 하는데 (생각이 든다). 그런데 깨보면 선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집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윤 당선인이 집무실로 출근한 지 10일 만에 설치된 기자실이다.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기자실이 있지만 기자 열댓 명은 윤 당선인 집무실이 있는 통의동 건물 앞을 지켜왔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프레스 다방’이라고 이름 붙인 임시 기자실을 마련했다.

윤 당선인은 기자실을 찾아 안쪽에 비치된 냉장고를 열어보며 “여기 뭐 넣어놨느냐”고 물어보는 등 기자실 내부를 살폈다. 그러다 기자들로부터 티타임 요청을 받고 자리에 앉아 대화를 이어갔다. 이런 행보는 윤 당선인이 취임 후 기자회견을 세 번 갖는 등 언론과의 직접 소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20일 집무실 이전 발표 때는 직접 지시봉을 잡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10일 당선 인사 기자회견, 13일 인수위원장 발표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윤 당선인은 기자들에게 용산 국방부 청사에 새 집무실을 마련하면 1층에 프레스센터를 만들어 자주 찾겠다는 약속을 상기시키며 ‘소통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5년 임기 동안 100회 이상 기자실에 갔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 달에 평균 두 번 정도 하셨다는 것”이라며 “저도 가급적 기자분들을 자주 뵙겠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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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설치된 천막 기자실을 찾아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권욱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설치된 천막 기자실을 찾아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권욱 기자


윤 당선인은 ‘요즘 집에서 요리를 하느냐’는 질문에 “요새도 아침에 좀 한다. 김치찌개 끓여 먹고”라며 “(용산에) 청사를 마련해서 가면 구내식당에서 제가 저녁에 (김치찌개를) 양 많이 끓여서 한 번 같이 먹자”고도 말했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키우는 풍산개 인수인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무리 정상 간 (선물)이라고 해도 키우던 집에서 계속 키워야 한다. 주인이 바뀌면 안 된다”며 “(문 대통령이) 사저로 데려가셔도 되지 않느냐”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우는 게 맞지 않느냐”며 거듭 문 대통령이 퇴임 후 반려견들을 데려가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과) 차담을 하고 있는데 내 처(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그 강아지를 보고 싶다는 말을 하려고 그래서 내가 툭툭 쳤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또 윤 당선인은 현재 키우고 있는 반려견 네 마리와 반려묘 세 마리에 대해 “(관저로 거론되는)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으로 데려가려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전국 민생 투어에 나선다. 전국 각 지역의 시민들을 직접 만나 고충을 듣고 차기 정부의 국정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선거 기간 국민에게 드린 약속을 실천하고 국정 과제에 잘 반영하겠다는 것을 표현하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윤 당선인은 당 소속 의원 8명과 간담회를 하며 이 같은 민생 투어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의원은 윤 당선인이 “여야 모두 소통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 기회가 될 때마다 현장에서 국민들을 만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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