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보잉, 중국 사업에 악재 꼈다…악천후에 수색 작업은 지연

동방항공 추락으로 신뢰 위기

항공기 결함 땐 대규모 손배도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에서 중국 동방항공 보잉 737-800 여객기 MU5735편이 추락한 현장을 23일 촬영한 화면. 로이터연합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에서 중국 동방항공 보잉 737-800 여객기 MU5735편이 추락한 현장을 23일 촬영한 화면. 로이터연합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의 여파로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의 중국 사업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항공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신뢰를 잃고 사업이 위축되거나 사고 원인에 따라 대규모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737맥스 기종의 안전 문제로 중국 시장에서 위기를 겪었던 보잉이 이번 사고로 또다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승객 132명을 태운 채 추락한 동방항공 소속 MU5735 여객기는 보잉에서 제작한 기종으로 737-800이다. 사고 직후 동방항공은 해당 기종의 운항을 모두 중단시켰다.



보잉이 우려하는 부분은 중국 내 신규 주문 중단이다. 보잉에 따르면 중국이 향후 20년 동안 주문할 신규 제트 여객기 물량은 8700대로 예측된다. 이는 전 세계 수요의 거의 5분의 1을 차지하며 대부분을 보잉과 에어버스로부터 구매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이번 사고로 중국이 주문 물량을 경쟁사인 에어버스에 몰아준다면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미국 항공기 제조 업체는 4년 넘게 중국의 신규 여객기 주문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잉 입장에서는 중국의 신규 주문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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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측은 비상이 걸렸다. WSJ는 보잉이 이번 주 마이애미에서 열릴 예정인 고위 경영진 회의를 취소했고 회사 대표를 중국 민용항공국이 주도하는 조사에 기술고문 역할로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WSJ는 “보잉이 중국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고 원인이 항공기 결함으로 나올 경우 대규모 소송도 우려된다.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한 항공 관련 변호사는 “동방항공 여객기 추락의 책임이 보잉 측에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유가족들이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 5월 동방항공·국제항공·남방항공 등 중국 3대 국유 항공사는 보잉사를 대상으로 737맥스 운항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도 했다.

한편 사고 발생 사흘째인 이날 인명 수색 작업이 계속된 가운데 사고 당시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블랙박스 하나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됐다. 발견된 블랙박스가 객실 쪽에 있던 것인지, 또는 조종석 부분에 위치했던 것인지는 현재 불분명하다. 중국 당국은 블랙박스 발견으로 기체 급강하 원인 등 원인 규명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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