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역 일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정차가 사실상 확정된 최근 한 달 새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역과 인접한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아파트촌에서는 신고가가 잇따르고 매물이 줄어드는 등 시장 과열 현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23일 서울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통해 상록수역 정차가 발표된 지난 2월 24일부터 이날까지 본오동에서 체결된 아파트 매매계약을 전수조사한 결과 총 21건 가운데 17건(81.0%)이 직전 최고가와 같거나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거래 흐름은 최근 통계에도 반영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본오동이 포함된 상록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0.24% 올라 정책 발표 전인 2월 셋째 주 변동률(0.00%)을 훌쩍 뛰어넘었다.
개별 단지 사례를 살펴보면 본오동 에버그린우성 전용 127.22㎡는 지난달 26일 신고가인 7억 원에 거래됐다. 전 고가는 올 1월 체결된 5억 2500만 원으로 약 한 달 사이에 무려 33.3%(1억 7500만 원) 뛰었다. 본오동 ‘신안 1차’ 전용 68.79㎡는 GTX 정차역 발표 바로 다음 날인 2월 25일 4억 10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돼 지난해 6월 거래된 전 고가 3억 4500만 원에서 6500만 원 올랐다. 인근 공인 관계자는 “매수자 중에는 실거주자도 있지만 갭투자를 했다가 나중에 거주하겠다는 경우도 있다”며 “정책 발표 이후 호가가 오르고 매수 문의도 몰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GTX 정차라는 대형 호재에 본오동 일대에서는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본오동 아파트 매물 수는 정책 발표 당일인 지난달 24일 219건에서 이달 23일 120건으로 약 한 달 사이에 45.2%(99건) 감소했다. 호가도 높아지는 추세다. 7억 원으로 신고가를 새로 쓴 에버그린우성 127.22㎡는 현재 최고 7억 5000만 원에 매물이 등록돼 있다. 최고 실거래가가 4억 1000만 원인 신안 1차 68.79㎡의 호가는 4억 2000만~4억 70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한편 역과 인접한 본오동과 달리 상록수역에서 지하철 2정거장 거리의 단원구 고잔동 일대는 잠잠한 분위기다. 고잔동에서는 2월 24일~3월 23일 총 14건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 중 12건(85.7%)은 하락 거래였다. 매물 또한 같은 기간 558건에서 564건으로 소폭 늘어났다. 고잔 ‘네오빌 6단지’ 인근 공인 관계자는 “매수 문의나 매물 변동이 없다”며 “정책 발표 후에도 고잔동 일대는 조용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은 “시장 참여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교통 호재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고잔동 일대는 지난해 신안산선 호재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크게 올라 추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