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항아리서 나온 7만달러 돈 뭉치…국세청 584명 조사

#국세청은 체납자 A씨가 부동산 양도대금 일부를 외화로 환전해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체납자 A씨의 주소지에 잠복·대기하다 A씨가 외출을 위해 현관문을 열었을 때 수색에 나섰다. A씨가 베란다 잡동사니 속에 숨겨놓은 항아리 안 검은 비닐봉지에서 100달러 700장을 발견해 결국 총 7만 달러(약 8500만 원)를 징수했다.



국세청은 A씨를 포함해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있는 고액·상습체납자 584명(체납액 3361억 원)에 대한 추적조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고액 체납자 조사 대상은 ▲세계 3대 명차로 유명한 고가의 승용차를 리스·이용하는 유사수신업체, 부동산 시행사 등 체납자 90명 ▲강제징수 회피 목적으로 배우자 및 자녀 등에게 재산을 편법 이전한 체납자 196명 ▲재산·사업내역 및 생활실태 등 종합분석 결과 호화생활을 영위하거나 타인명의 위장사업 등 고의적 체납자 298명 등이다.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의 새롭고 기발한 재산 은닉 수법에 대한 정보수집과 기획분석을 확대하는 동시에 빅데이터 분석을 더욱 정교하게 진행하는 등 현장 중심의 재산추적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체납자 은닉재산 추적을 통해 2조5564억 원의 체납 세금을 징수·확보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체납자의 재산은닉은 은밀히 이뤄져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알기 어려우므로 국민들의 자발적 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세청 누리집 (인터넷, 모바일) 등에 공개돼 있는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참고해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알고 있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신고 활성화를 위해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도 운영 중이다. 최대 포상금액은 30억 원이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납세의무를 회피해 조세정의를 훼손하는 악의적 고액체납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조세 행정을 엄정히 집행하고, 공정한 세법 질서를 확립하고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납세자가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코로나19(COVID-19) 사태 등으로 세금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서는 납부기한 등의 연장, 압류·매각의 유예 등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이행했으나 일시적인 자금경색으로 경영애로를 겪는 납세자에 대해선 법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세정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