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새 한은 총재, S 공포 속 ‘부채폭탄’ 연착륙 방안 마련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함에 따라 그가 펼칠 통화정책의 향방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차기 정부와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 조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인선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만 거치면 문 대통령이 한은 총재를 임명할 수 있다. 이 후보자는 24일 지명 소감에서 “국내의 인플레이션과 경기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물가·금융 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나갈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대외 경제 여건에 대해서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중국 경제 둔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들며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현재 한국의 가계 부채나 물가 상황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 초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달 언론 인터뷰에서는 “힘들더라도 금리 인상을 통해 부채 비율을 조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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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은 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처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의 최우선 목표가 물가 안정인 만큼 금리 인상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1862조 원을 넘은 가계 부채도 관리해야 한다. 최근 은행의 대출 문턱이 낮아져 돈이 다시 풀리는 데다 앞으로 30조~50조 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까지 쏟아지면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국가 부채 급증 문제도 심각하다. 새 한은 총재는 세심한 통화정책으로 국가·가계 부채 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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