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업무보고 거부 사태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다음주에는 업무보고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새 정부에 도움이 될 좋은 내용들이 많이 있다.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들어보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지적해 달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훈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데 대해 “제가 일일이 다 대꾸하긴 그렇다. 저야 이제 갈 사람”이라며 반대의사를 명확히 드러냈던 기존의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렸다.
그는 “인수위 업무보고 자료가 수십 페이지에 이른다”며 “(문제가 된)검찰국만 있는 게 아니지 않나. 또 검찰국 업무 중에서도 수사지휘권이나 수사권 조정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교정, 범정, 외국인출입국, 법무실에서 당선자의 공약을 잘 녹여낸 그런 좋은 내용들이 있다”며 “하나를 가지고 나머지 99개를 배척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검찰청이 전날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일부 개정해야한다고 보고한 데 대해서는 “일선에서는 불편함이 있는 모양”이라며 “큰 뼈대를 유지한다면 현실에 맞게끔 손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아직 인수위와 업무보고 일정조차 조율된 게 없다며 “다음주나 돼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인수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반대한 박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아 전날 오전 예정된 법무부 업무보고를 전격 유예했다.
박 장관은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윤 당선인이 공약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및 검찰의 직접수사 확대에 대해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왔다.
한편,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날 “법무부 업무보고는 다음 주 화요일(29일)에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