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를 방문한 날 러시아는 국경 인근 도시 르비우 폭격으로 응수했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시의 핵 연구시설을 향한 포격도 지속하면서 거센 공격을 이어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주 주지사는 로켓 두 발이 시 동부 외곽 지역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로켓은 주거지역을 비껴갔으나 연료저장시설 등이 파괴돼 불길에 휩싸였고 최소 5명이 부상했다.
시 당국은 시민들에게 공습 사이렌이 종료될 때까지 방공호 등에 머물러 달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르비우시 경계 안쪽이 공습의 표적이 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어디든 폭격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인구 70만 명의 르비우는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약 70㎞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최대 도시다. 폴란드 쪽 국경을 넘으려는 피란민들의 경유지 역할을 했다.
이번 공습은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를 방문하는 와중에 발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회담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간 집단방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제2 도시 하르키우에 있는 원자력 연구소를 향한 러시아군의 포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포격을 받은 하르키우 ‘물리학 및 기술 연구소’에는 실험용 원자로가 설치돼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국가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의 말을 인용해 “핵시설 지역에서 전투가 멈추지 않아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지난 10일 하르키우 원자력 연구소를 폭격했으며 이후로도 이 지역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도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 국경 근처인 북동부 도시 트로스티아네츠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인구 2만 명의 이 도시는 처음 함락된 지역 중 한 곳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미주 트로스티아네츠시가 점령군으로부터 해방됐다”며 “러시아군은 무기와 군사 장비, 탄약 등을 버리고 퇴각했다”고 전했다. 이에 AFP통신은 “트로스티아네츠 탈환은 우크라이나군이 몇몇 지역에서 반격을 시작한 이후 가장 중요한 승리 선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