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박주선 유력 속 한덕수·김한길 거론…尹정부 첫총리 '3파전'

[속도내는 초대 내각 수장 인선]

김은혜 "후보 검토·검증작업 시작"

장제원 "당선인께 후보군 곧 보고"

추경·부동산 위해 '협치' 필요성

호남·DJ계·경제통 인사 후보로

안철수 위원장 '총리 입각설'도 여전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을 이끌 국무총리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호남 출신의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소위 DJ(김대중)계 적통인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경제·미국통인 한덕수 전 총리가 유력 후보로 압축돼 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총리 입각설은 잦아들었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총리) 후보 검토와 검증 작업이 시작 단계”라며 “인선 기준과 원칙이 있는 만큼 빈틈없는 국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인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 인선에 속도가 붙은 배경에는 취임 전에 총리 인선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일 잘하는 실용정부’에 맞게 취임과 동시에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무총리는 헌법에 따라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감사원장·대법관과 함께 국회의 임명 동의를 구해야 한다.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20일 이내에 본회의 표결에 올려야 한다. 임명동의안이 회부되면 국회는 15일 안에 인사청문회(3일 이내)를 마쳐야 한다. 총리 후보자의 검증과 당선인의 지명 등의 시한을 고려하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인선 작업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역시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인수위에서 기자들을 만나 “어찌됐든 (취임일부터) 역순으로 하면 35일 정도 걸린다”며 “당선인께 저희들이 생각하는 여러분을 보고할 것이고 당선인께서 ‘이 분이 좋겠다’고 하면 그 분께 연락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사자가 직을 수락할 것인지도 여쭤봐야 하는 것”이라며 “조만간 보고를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서실 차원에서 이미 국무총리 후보자를 압축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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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으로 △코로나19 손실보상 추경 △부동산 세제 개편 등을 강조해왔다. 모두 국회에서 세법개정안과 추가경정예산안 등이 통과돼야 가능한 국정 과업이다. 무엇보다 행정부를 책임질 총리가 앞장서서 거대 야당의 반대를 뚫고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공약을 정책으로 구현해야 한다. 총리가 인사청문회 단계에서부터 야당의 ‘융단폭격’을 맞을 경우 국정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이 10일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정치 지형이 반영됐다.

이 때문에 초대 총리는 거대 야당과 협치를 위한 인사가 우선 추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남총리설’이 힘을 받고 있다. 가장 유력한 인사는 인수위에서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이다. 박 전 부의장은 전남 보성 출신으로 총 4선 가운데 3선을 광주 동구에서 당선됐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출신은 100% 인사청문회가 통과되는 국회의 관행을 볼 때 국회부의장까지 한 박 전 부의장이 거대 야당의 반대를 뚫고 인준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이다. 반면 박 전 부의장이 검찰 특수통 출신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대통령에 이어 총리까지 검찰 특수통이 맡을 경우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 있다.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초대 총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하며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 또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한 민주 진영의 거물급 인사다.

김 전 대표는 윤 당선인이 정치 선언을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사로 꼽힌다. 윤 당선인에게 격의 없이 조언을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 거대 야당도 맹렬한 반대를 하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윤 당선인이 ‘일 잘하는 정부, 한미 동맹 강화’라는 슬로건에 맞춰 국제 통상과 대미 협상 전문가인 한덕수 전 총리를 다시 기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한 전 총리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호남 화합 인사’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총리였던 그는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를 두루 거친 통상 전문가다. 이명박 정부 때는 주미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한 전 총리의 경력을 볼 때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한국 경제의 방향을 잡을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4선 중진인 김기현 원내대표와 선거대책본부장으로 대선을 승리로 이끈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도 대야 협상력을 고려한 총리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안 인수위원장도 여전히 유효하다. 안 위원장은 단일화를 통해 윤 당선인이 대선을 승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에 “172석의 더불어민주당이 거부하면 국회 인준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총리설도 함께 잦아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정치력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어 총리 후보로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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