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씨의 최근 모습(왼쪽)과 어린시절 방송에 출연했던 모습. /인천지방검찰청 제공·유튜브 캡처경기도 가평 계곡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은해(31)씨와 공범이 자취를 감춘 뒤 이들의 신원이 공개됐다. 이후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밝은 얼굴로 “베풀며 살고싶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긴 이씨의 과거 방송 출연 모습이 재조명되며 보는 이들에게 큰 충격을 전했다.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 김창수)는 살인 혐의로 이씨와 공범 조현수(30)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 한다고 30일 밝혔다. 내연관계였던 두 사람은 2019년 6월 가평 용소계곡에서 이씨 남편인 윤모(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이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등이 공개되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02년 3월 MBC에서 방영된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러브하우스’ 특정 회차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가 확산됐다. 당시 13살이던 이씨가 장애를 가진 부모님과 함께 출연한 방송이다.
해당 방송은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을 찾아가 주거환경을 개선해주거나 선물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서 이씨는 인천 연수동의 9평대 집에서 하반신 마비인 부모와 살아가는 어린 딸로 소개됐다. 국가보조금 45만원으로 한 달을 버틴다는 이씨의 부모는 “은해의 미래를 생각하면 막막해 잠을 못 잔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특히 부모님의 휠체어를 보관하느라 자신의 방을 쓸 수 없다면서도 “부모님과 방을 같이 쓰는데 제 잠버릇이 심해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이씨에게 진행자들의 칭찬이 쏟아지기도 했다. 또 이씨는 좁고 열악한 환경의 집과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을 부끄럽지 않고 않고 오히려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기도 한다고 말하며 씩씩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방송 말미에 “저도 나중에 커서 받은 만큼 다른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고 싶다”고 다짐했다.
당시 13세였던 이은해가 방송에 출연해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유튜브한편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윤씨에게 다이빙을 하게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 해 2월 윤씨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고 3개월 뒤에는 경기도 한 낚시터에서 윤씨를 물에 빠뜨렸으나 지인이 구조해 실패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씨는 남편 사망 후 5개월 뒤 보험회사에 생명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 13일 첫 검찰 조사를 마친 뒤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의 소재나 이번 사건과 관련한 단서를 알고 있다면 인천지검 주임 검사실이나 당직실로 연락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