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친환경=황금알" …폐기물업체 몸값 뛰고 저탄소 시멘트 사용 늘려

[ECO경영이 경쟁력]

<1>녹생경제서 신성장 동력 찾는 기업들

이산화탄소 줄인 포스멘트 시멘트

포스코건설 내년 45만톤으로 확대

현대리바트는 전제품에 친환경 목재

'비닐 대체' 100% 종이 완충제 사용도

롯데건설, 수처리 기술 개발도 한창

바이오가스 등 고부가가치 산업 가속

폐기물업체는 M&A시장서 천정부지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올 초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건설·건자재 업체들은 친환경 사업자로 적극적인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이 업종의 기업들은 탄소 배출 비중이 높아 세계적인 ‘탄소 중립’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큰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오히려 친환경 분야를 신사업 영역으로 낙점하고 성장의 주축으로 삼아 나가는 모습이다. 주요 기업들은 친환경 소재와 공법을 발굴하는 것부터 시작해 기존 환경 업체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ESG 경영에 적극 나서면서 안전 문제뿐 아니라 환경·사회 이슈 등에 포괄적으로 대응하면서 기업의 지속적 성장성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전략이다.

◇소재·공법부터 친환경으로=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건자재 기업들은 친환경 사업 진출을 알리며 환경과 거리가 멀었던 전통적 산업의 이미지를 점차 벗어나고 있다. 건설사의 경우 우선 시공 소재부터 친환경적으로 바꿔가는 양상이다. 포스코건설은 친환경 시멘트인 포스멘트(PosMent)의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포스멘트는 일반 시멘트보다 최대 60%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소재인데 이를 통해 친환경 아파트 건설에 나선다는 목표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20만 톤 수준이었던 포스멘트 사용량을 올해 30만 톤 이상, 내년에는 45만 톤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건자재 업체 또한 친환경 소재 사용을 늘리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가구 전 제품에 친환경 목재인 E0 등급 보드를 적용하는 ‘유해물질 제로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비닐을 대체하는 100% 친환경 종이 완충제 ‘허니콤’의 사용을 늘리는 등 ESG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대리바트는 1995년 업계 최초로 설립한 친환경 제품 검증 및 내구성 실험 전문조직 ‘환경기술센터’를 통해 현재까지 친환경 접착제, 도료 등을 자체 개발해 주요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2020년 지속 가능경영 시스템 수준 ESG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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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들이 친환경 공사 방식으로 교체를 시도하는 점 또한 같은 맥락으로 평가받는다. GS건설이 신사업의 주축으로 삼고 있는 ‘모듈러’가 대표적인 사례다. 모듈러는 공장에서 건축물 일부를 사전 제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이를 이용하면 전통 방식보다 공기는 20~50% 단축되고 공사비는 20% 절감할 수 있으며 폐기물 또한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GS건설은 폴란드 목조 모듈러 회사 ‘단우드’와 영국의 철골(steel) 모듈러사 ‘엘리먼츠’를 인수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폐기물·수처리·탄소포집 등도 건설사 몫=업계가 진출하는 친환경 신사업 영역 중 폐기물 분야 또한 관심을 끄는 분야다. 과거 SK건설에서 사명을 바꾸며 친환경을 전면에 내세운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약 1조 원에 사들이며 폐기물 시장으로의 진출을 알렸다. 이후 광폭 행보를 이어간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총 6곳의 환경기업을 대상으로 M&A를 진행했다.

수처리 분야도 건설사들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GS건설의 경우 2012년 2억 3000만 유로를 들여 인수한 GS이니마를 통해 관련 산업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하수처리 기술 개발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건설 기술연구원은 하수처리시설의 수질 정화 성능을 높이고 공사비와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실제로 이를 바탕으로 롯데건설은 하수처리 기술뿐만 아니라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나 음식물 폐수, 축산 폐기물과 폐수 등을 처리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생산된 바이오가스는 발전기 가동 연료로 사용돼 전기를 생산하는 데 활용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수생태 보전을 위한 노력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녹색경제에 기여해 왔다”며 “공공하수처리시설 관련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통해 물 시장 개척과 수처리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CCUS’ 사업을 친환경 사업의 주력으로 삼았는데 CCUS는 배출된 탄소를 저장하거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친환경 기술을 뜻한다.

◇친환경, 황금알을 낳는 사업=건설사들이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것은 우선 불가피한 성격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대세가 된 친환경·탈탄소 흐름 자체를 거부하기란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에 따르면 건설 산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5% 정도를 차지한다. 이는 건자재 생산부터 건물의 유지 관리 등의 과정을 포괄한 것이며 특히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산화탄소만 볼 경우 그 수치는 크게 높아진다. 이에 탄소 중립 흐름에 대응은 필수적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업계는 거스를 수 없는 분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자는 인식도 많다. 과거 ‘친환경’을 비용의 측면으로 인식했지만 이제는 사업성의 관점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최근 삼정KPMG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국내 폐기물 처리업 시장의 규모는 2019년 17조 4000억 원 수준에 있었지만 2025년 23조 70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건물 시장 역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볼 때 친환경 인증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관련 건설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국내 건설 시장도 향후 친환경 건축물 인증 등으로 이런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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