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기간이 '7일'인 가운데 일부 감염자들이 '12일' 동안 바이러스를 방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증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7일이 지나면 전파 가능성이 없다는 기존의 연구보다 기간이 훨씬 긴 것이어서 주목된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ICL) 크리스토퍼 츄 박사팀은 지난해 3월 18∼30세의 건강한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고의감염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는 국제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사람에게 바이러스나 병원체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고의로 주입한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연구팀은 지원자 가운데 과체중이나 비만, 신장·간 기능 이상, 심장질환, 폐·혈액 문제 등 코로나19 위험 요인이 전혀 없는 건강한 사람을 선발하는 한편 처음 감염된 10명에게는 중증 진행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길고 가는 튜브를 통해 원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든 작은 액체 방울을 콧속에 주입하고 2주일간 하루 24시간 음압병실에서 감염 여부와 증상 등을 지켜봤다.
참여자 가운데 절반 정도인 18명이 감염됐는데 2명은 무증상이었고, 증상이 나타난 16명은 모두 코막힘, 재채기, 목 아픔 등 경증 반응을 나타냈다.
코로나 확진자 83%는 정도 차이는 있지만 후각을 잃었으며 9명은 전혀 냄새를 맡지 못했다. 후각 상실은 6개월 후 대부분 없어졌고, 1명은 조금씩 나아졌지만 정상을 회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10㎛ 정도의 작은 액체 방울 하나로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으며, 잠복기가 짧아 감염 이틀 후부터 바이러스를 방출하기 시작해 6일 반 정도 내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부 감염자는 12일간 바이러스를 방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바이러스 주입 뒤 약 40시간 뒤부터 목구멍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콧구멍에서는 58시간 후부터 바이러스가 나왔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방출되는 바이러스양이 많았고, 무증상 감염자도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방출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 5일간 자가격리 후 타인과 만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는 확진자의 자가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한 상태로 한국은 7일이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른 변이보다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은 이전 변이보다 증상이 경미할 뿐 아니라 잠복기도 짧은 것으로 파악됐다. 델타 변이의 평균 잠복기는 4~5일이었지만 오미크론은 감염 후 2~3일 내 증상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 스페인 라리오하 국제대학의 감염병 전문가 비센테 소리아노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에 노출될 경우 하루 만에 바이러스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리아노 박사는 "오미크론 변이가 몸 안에 7일 동안 남아있으며, 그 이후에는 더는 증상이 없다는 가정하에 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미크론 감염자의 경우 증상 발현 1~2일 전부터 발현 후 2~3일까지 전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무증상자 역시 유증상자와 감염 기간이 동일하다.
소리아노 박사는 또한 "확진자는 감염 후 이틀째부터 양성 판정을 받을 수 있고 이후 3~5일 동안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고 전염시킬 수 있다"며 "하지만 이건 수학이 아니라 의학이기 때문에 약간의 여지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CDC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유증상자라면 최소 5일간 격리하라면서 처음 증상이 나타난 날을 0일째로 계산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증상으로 발열이 있다면 열이 내릴 때까지 집에 머무르고, 격리가 끝난 후에도 5일간 다른 사람과 있을 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