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유치원이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교사가 잇따라 확진되고 있지만 대체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급한대로 행정 직원까지 동원해 빈 자리를 메우고 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은 곳은 예정에 없던 ‘봄 방학’을 명분으로 문을 닫고 있다.
3일 서울특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교직원은 4712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약 673명씩 확진됐다. 격리 조치로 결원이 생기면 나머지 교사들이 추가 업무를 하는 식으로 공백을 채우고 있다. 최근에는 방과후 교사, 유치원 행정 인력까지 돌봄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서울 한 유치원에서 일하는 김 모(25) 씨는 “5일만 일해주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교사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 선생님들이 시간을 쪼개 다른 반 아이들까지 돌본다”며 “행정실 선생님까지 투입됐지만 교사 확진이 계속되면서 일이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한 유치원은 지난 한 달 동안 정교사 10명 중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아예 휴원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치원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휴원이 불가피했다”며 “결국 예정에 없던 봄 방학을 당겨 3일 동안 유치원 문을 닫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를 제외한 나머지 인력에 업무가 과중되면서 교사들이 눈치를 보다 일을 관두는 경우도 나온다. 서울의 한 유치원에서 근무했던 정 모(27) 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다른 교사들의 눈치가 보여 퇴사를 결정했다. 정씨는 “임용 직후 가족이 확진돼 격리 기간을 가졌는데 얼마 뒤 바로 확진 판정을 받아 또 격리해야 했다”며 “다른 교사들과 원장의 눈치가 보여 고민 끝에 퇴사했다”고 말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시점에 갑자기 담임 교사가 바뀌거나 대체 인력을 찾는 일이 잦아지면 아이들이 유치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적응도 제대로 못 한 상태에서 낯선 선생님이 등장하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체 인력 풀을 넓히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현장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지난 2월부터 교육 재정으로 현장에 파견할 수 있는 기간제 교사를 확보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