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레저산업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전년 대비 25만 명 증가한 515만 명에 달한다. 특히 최근에는 2030세대 골퍼가 늘면서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도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해졌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은 본격적 야외골프 시즌이기도 하지만, 계절적 특징으로 인해 안질환이 생기기 쉬운 시즌이기도 하다. 봄철 라운딩 등 장시간 야외활동을 할 때는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봄에는 겨울 대비 자외선 지수가 약 2배 이상 높아진다. 더욱이 골프 필드에 나가면 최소 5시간 이상 야외에 머물게 되고 그늘이 없는 잔디에 있게 돼 자외선에 노출 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눈이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검은자 부위를 덮고 있는 각막상피가 손상을 입게 된다. 자외선이 눈 속까지 침투해 수정체와 망막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이는 망막의 노화를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백내장이나 익상편 등의 안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정체가 흐려져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질환인 백내장은 주로 노화가 원인이다. 하지만 자외선을 많이 쐬면 발생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눈이 자외선에 많이 노출될수록 수정체에 변성이 오기 때문이다. 익상편은 눈의 흰자위에서 검은자위 방향으로 섬유혈관조직이 증식하는 안질환으로, 각막의 중심부를 향해 삼각형 모양으로 자라나기 때문에 군날개로도 불린다.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흰자위에 자극과 염증이 반복되면서 결막이 퇴행돼 익상편이 발생하기 쉽다. 실제 서핑 등 햇빛에 노출되는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서 더 쉽게 발생하는 편이다.
자외선 외에도 봄에는 큰 일교차와 꽃가루·황사·미세먼지 등 야외활동 시 눈을 자극할 수 있는 외부 요인이 많다. 이로 인해 눈이 뻑뻑하거나 시리면서 이물감이 느껴지고 가려우면서 붓고 충혈이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 눈을 만지거나 비비면 각막에 상처가 생기고 각막염으로 이어져 시력 감소와 각막 혼탁 등이 초래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평소 안구건조증이 있는 경우라면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각막이 건조하면 각종 먼지와 오염물질이 달라붙기 쉬운 반면 눈물의 양이 부족해 이물질이 빠져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봄철 골프 라운딩을 나갈 때는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해 외부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야 한다. 선글라스는 자외선 차단율 99% 이상을 권장한다. 단, 2년 이상 지나면 자외선 코팅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안경점에서 자외선 차단율을 확인하고 70% 이하로 내려갔다면 선글라스를 교체하는 것이 좋다. 모자는 활동시야를 가리지 않는 범위에서 측면, 정면을 최대한 가릴 수 있는 챙이 있는 모자를 선택한다.
장재우 김안과병원 원장은 “본격적 골프 시즌에 접어든 요즘, 골프를 비롯해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기는 동안 햇볕이 강하지 않다고 방심하지 말고 눈 건강도 꼭 같이 챙기기 바란다”며 “특히 황반변성 치료를 받고 있거나 백내장 초기진단을 받은 경우, 또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더욱 신경을 쓸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