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내 최초로 자체 생산 CAR-T 치료 임상 나선 서울대병원 "첫 환자 완전관해 도달"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팀, 25세 이하 백혈병 대상 CAR-T 임상

18세 환자, 자체 생산 CAR-T 치료제 투여 후 백혈병 세포 완전히 사라져

서울대병원은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자체 생산한 CAR-T 치료제 18세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 후 치료에 성공했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서울대병원은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자체 생산한 CAR-T 치료제 18세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 후 치료에 성공했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은 국내 병원 최초로 자체 생산한 키메라 항원 T세포(CAR-T) 치료제를 18세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백혈병 세포가 완전히 사라졌음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CAR-T 치료는 환자 혈액에서 얻은 T세포가 암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을 거친 뒤 배양해 다시 환자의 몸속에 주입하는 맞춤형 치료법이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표적하면서도 체내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해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7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킴리아’를 개발해 전 세계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고, 현재까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와 '테카투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브레얀지'와 '아벡마', 얀센의 '카빅티' 등 5종의 CAR-T 치료제가 추가로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병원 생산 CAR-T 치료제로 연구자 임상을 진행 중이다. 강 교수는 혁신적인 치료제이지만 높은 비용으로 인해 CAR-T 치료 접근이 어려웠던 국내 환자를 위해 2018년부터 CAR-T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밀테니 바이오텍의 자동화 생산기계를 도입해 원내 자체 CAR-T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CAR-T 치료제 생산부터 투여 후 환자 치료까지 전 과정을 진행한 결과 첫 환자에게서 완전관해(백혈병 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유도하는 성과를 냈다. CAR-T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지 약 4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서울대병원이 자체 생산한 CAR-T 치료제를 투여 받은 첫 환자는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최고위험 급성림프모구백혈병으로 진단된 18세 환자다. 과거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으나 재발했고, 이후 신규 표적치료제 복합요법으로 관해가 왔지만 다시 미세재발이 일어나 더 이상의 치료가 어려운 상태였다.



강 교수팀은 지난 2월 15일 환자의 말초혈액에서 림프구를 모은 후 다음날부터 바로 CAR-T 치료제 생산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12일 만인 2월 28일 생산을 완료하고 환자에게 CAR-T세포 치료제를 투여했다. 환자는 CAR-T 투여 후 대표적인 동반 면역반응인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이 생겼지만,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지난달 17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현재까지 특별한 부작용 없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지난 3월 28일 진행한 추적 골수검사에서 완전관해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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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CAR-T One Stop 개발 시스템. 사진 제공=서울대병원서울대병원 CAR-T One Stop 개발 시스템.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현재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CAR-T 치료제는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유일하다. 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환자 부담금이 대폭 낮아졌지만,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세포를 냉동해 미국으로 보내고 CAR-T를 만들어 재냉동 후 배송을 받아 환자에게 주입하기까지 약 3주 이상 소요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그에 반해 병원에서 CAR-T를 자체 생산할 경우에는 빠른 시일에 투여가 가능하다.

해당 연구 책임자인 강형진 교수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불응성 재발성 백혈병 환자의 경우 킴리아 치료를 바로 시행할 것”이라며 “서울대병원 생산 CAR-T 임상연구는 미세백혈병 재발, 뇌척수 등 골수 외 재발, 이식 후 재발했지만 항암치료로 관해가 온 경우 등 킴리아의 건강보험 적용이 제외돼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연구기관인 병원이 CAR-T를 직접 생산해서 환자에게 투여 후 치료 관리까지 가능한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많은 신규 CAR-T 후보물질이 서울대병원의 시스템을 통해 쉽게 임상에 진입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병원생산 CAR-T는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가 이끄는 연구중심병원 과제로 개발됐고,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 고위험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로 승인을 받았다. 올해 1월 2022년도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지원사업의 첫 신규과제로 선정되며 국가 연구비를 지원받아 임상연구를 진행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향후 자체 구축한 전임상시험과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생산시설, 임상시험 시설을 통해 원스톱 CAR-T 개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신규 CAR-T 개발 및 초기 임상연구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형진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강형진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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