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마트나 백화점이 아닌 인스타그램, 네이버밴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개인 농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인기가 많은 제품들은 ‘광클’을 해서 ‘농켓팅(농산물+티켓팅)’에 성공해야만 구매할 수 있다. 주로 SNS에 친숙하고, 생산자와 소통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젊은 층에서 특히 농켓팅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 ‘농부시장’, ‘농부마켓’ 등 관련 해쉬태그 포스팅은 1만 여건을 훌쩍 넘겼다. 파프리카, 고구마 등은 물론 무화과, 딸기, 사과, 샤인머스캣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선 식품이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언제든지 상품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기가 많은 농장들은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메세지를 보내 선착순 안에 들어야만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샤인머스캣, 무화과, 귤 등은 1분이 채 되지 않아 수 백 상자가 완판 되기도 한다. 초당옥수수는 SNS의 입소문을 탄 결과 5년 새 판매량이 13배가 늘었다.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도)’와 ‘미코노미(자신을 위한 소비)’를 추구하는 절은 소비자들은 농가와 직접 소통을 하며 신뢰를 쌓는다. 농산물 구매에만 그치지 않고 재배법, 오래 보관하는 법, 좋은 상품을 고르는 법 등의 정보를 서로 교환하며 유대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농켓팅을 자주 이용한다는 권 모씨는 "SNS로 소통을 하니 제품에 신뢰가 더 간다"며 "좋은 제품을 직접 골랐다는 뿌듯함과 농가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애용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신선농산물 온라인 신규 구매 가구 비율은 전년보다 17%가 늘었다. 통계청은 지난해 농축수산물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7조94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품을 직접 볼 수 없고, 일정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판매할 수 있는 특성 탓에 피해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선도나 배송 등의 문제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해결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과일부터 이색 상품들까지 흥미를 느낀 MZ세대들의 온라인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농가를 상대로 거래를 하다 보니 문제 발생 시 대형 마트나 백화점 등 전문점처럼 후속 절차를 밟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