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 둥근 헬멧을 머리에 쓴 코미디언이 등장했다. 이는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려 논란이 된 배우 윌 스미스를 풍자한 것이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날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코미디언 네이트 바가치가 검은 헬멧을 쓰고 등장했다. 바가치는 코미디 앨범 부문 후보에 올랐다.
시상식 진행을 맡은 배우 레바 버턴은 바가치를 소개하며 "모두에게 경고하겠다. 자리에 앉아 몸에서 손을 떼지 말라"고 말했다. 진행자 역시 윌 스미스의 폭행 사건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후 바가치는 커다란 헬멧을 쓴 채 무대에 올라 "사람들이 이제 개그맨들은 시상식 쇼에서 농담하기 위해서 헬멧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헬멧을 써도) 얼굴도 가려지지 않고, 때릴 수 있는 곳에 더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는 자신의 아내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민머리를 두고 크리스 록이 농담을 하자, 무대 위로 올라가 그의 뺨을 때렸다. 이후 윌 스미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스미스는 지난 28일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 내 행동이 창피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이후 그는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자진 반납했다.
한편 아카데미이사회는 스미스에 대한 징계절차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