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돌파해 국민 1인당 부채가 4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5년간 이어진 확장 재정의 결과다. 이달 발표되는 공공 부문 부채를 더한 광의 개념의 국가부채인 'D4'는 30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정부가 의결한 '2021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부채는 총 2196조 4000억 원으로 전년(1981조 7000억 원) 대비 10.8% 증가했다. 이는 우리가 지난해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를 뜻하는 국내총생산(GDP) 2057조 원보다도 많다. 국가부채의 GDP 역전 현상은 문재인 정부 출범 4년차인 2020년부터 시작돼 2년 연속 이어졌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국가부채는 국공채나 차입금처럼 정부가 지급 의무를 지는 확정부채(818조 2000억 원)와 정부가 언젠가는 직접 줘야 할 수도 있는 비확정부채(1378조 2000억 원)를 더한 값이다. 국민연금충당부채(미래 연금 지급액 추계치)나 청약저축 예수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민간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그리스 같은 국가를 보면 공식 국가채무 외에 공무원연금부채 등이 고갈되면서 위기가 급속히 진행됐다”며 “연금충당부채 관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정부가 사실상 지급 보증 의무를 지는 공공기관부채(2020년 기준 545조 원) 등 공공 부문 부채를 더하면 정부의 총부채는 3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지난해 세수 풍년으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감소한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지난해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30조 4000억 원으로 전년의 71조 2000억 원 대비 40조 8000억 원 줄었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18조 원이었고 여기에서 지방교부금, 공적 자금 상환, 채무 상환 등에 들어가는 돈을 뺀 2차 추경 재원은 3조 3000억 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