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보건의료계 "제주 녹지병원 판결 불복…법안 폐지 투쟁 나설 것"

의료연대본부·보건의료노조, 제주지법 판결에 반박 성명

제주 녹지국제병원 전경. 사진 제공=녹지국제병원제주 녹지국제병원 전경. 사진 제공=녹지국제병원




제주 녹지국제병원(이하 녹지병원)의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이 위법하다는 판결에 대해 보건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영리병원이 설립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대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6일 성명을 통해 "병원의 공공성을 외면한 채 영리병원 설립의 길을 열어준 제주지방병원 판결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 대법원의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처분 취소 결정 확정에 이어 제주지방법원이 내국인 진료를 금지한 제주도의 조건부 개설 허가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사실상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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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녹지병원 개원 저지 및 영리병원 허용 법제도 폐기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녹지병원 설립이 현실화하면 의료행위가 돈 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할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영리병원 설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영리병원 설립이 전국 어디든 지정되어 있는 경제자유구역이나 새만금과 같이 특별법으로 허용되어 있는 만큼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이번 판결은 헌정사상 최악의 판결로 기록될 만한 사건으로, 국내 첫 영리병원의 출발점이 될 우려가 매우 크다”고 꼬집었다.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영리병원 도입 등 의료민영화에 긍정적 기조를 내세우고 있는 데 대해 우려가 높다. 10여 년 전 녹지병원 허가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윤석열 당선자의 선거캠프 정책위원장이었고, 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단체는 공통적으로 이번 판결에 불복하고, 저항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제주 녹지병원 저지를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는 한편 영리병원 논란을 이제는 끝장내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법, 경제자유구역법 등 영리병원 허용 법안을 폐기하기 위한 투쟁에 전면 나설 것"이라며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국민에 석고대죄하고 정계를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연대본부는 "영리병원 운영을 저지하고 의료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영리병원을 설립하려는 시도를 다시는 할 수 없도록 영리병원 허용 근거가 된 제주도 특별법 조항을 폐기하고 의료영리화 정책을 반대하는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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