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님께서 유일하게 드시는 사료, 올 초 5만 원이던 게 지금 사려고 보니까 갑자기 7만 7000원이네요. 할인 사이트 공유해요, 여러분.”
“자주 가던 연어 무한 리필에 가보니 1인당 가격이 어느새 1만 7900원에서 2만 5000원으로 폭등했습니다. 그런데 그것 아세요? 빕스(VIPS) 샐러드바를 이용하면 마찬가지로 연어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단 사실! 꿀팁 공유합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곡물·연어 등 농수산 식품은 물론 반려동물 사료 등 각종 물가가 전방위로 치솟으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 소비족(族)’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애묘·애견인 온라인 카페에서 사료를 최저가로 살 수 있는 결제 카드 종류와 판매 사이트 조합 등을 공유하는가 하면 연어 애호가들은 ‘연어 싸게 먹는 법’을 찾아 나섰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고양이 사료 중 가장 인기가 높은 ‘로얄캐닌 캣 인도어’ 10㎏당 최저가는 2월 15일까지만 해도 8만 7420원이었지만 이달 들어 9만 7370원까지 올랐다. 2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사료 값이 1만 원가량 치솟았다.
가격 부담이 커지자 애묘인 간 정보 공유도 덩달아 활발해졌다. ‘고양이라서 다행이야’라는 온라인 카페에서 한 글쓴이는 “핏펫 사이트에서 주문 할인 20% 쿠폰을 쓰고 페이코 간편결제에서 BC카드를 선택하면 캐시백까지 받아서 1만원가량 싸게 살 수 있어요”라는 정보를 공유했다.
기프티콘을 팔아 여윳돈을 마련하는 ‘기프티콘 판매 재테크’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유 상품권 구매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30대 김 모 씨는 생일 케이크, 핸드크림 교환권 등 안 쓰는 기프티콘을 한꺼번에 팔아 치워 15만 원 정도를 마련했다. 그는 “요즘에는 니콘내콘, 팔라고 등 기프티콘을 팔아 곧바로 포인트 또는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많이 생겼다”면서 “4500원짜리 스타벅스 쿠폰을 내놓으면 3500원을 정산받는 식인데 개인 간 거래 방식보다 편하고 빨라 이용자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에는 두 명이 영화 보고 커피 마시면서 반나절만 놀아도 10만 원이 훅 나가는데 푼돈이라도 아껴야겠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에 육박하자 할인 혜택이 있는 주유 상품권을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등에서 상품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주유비 아끼기 ‘꿀팁’ 관련 글이 공유되기도 한다. 40대 직장인 최 모 씨는 “5만 원이나 10만 원짜리 주유 쿠폰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구입해 지금까지 200만 원어치 정도 구비해뒀다”면서 “셀프 주유소에서는 차에서 내려 사무실까지 가서 쿠폰을 써야 하고 쿠폰을 안 받는 곳도 있고 해서 번거롭긴 하지만 몇천 원, 몇만 원이라도 아끼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1%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4%를 돌파한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유류세 등 공공요금 인하 외에는 뾰족한 수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