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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금방 잊는다”…“연준 리스크 절반 정도 반영”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월가는 연준의 긴축 리스크를 다 반영한 것일까. 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여파가 이어지면서 전날 대비 하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한 뒤 결국 상승 마감했는데요. 나스닥이 소폭이지만 0.061%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43%, 0.25% 뛰었습니다.

이날의 시장 화두도 연준과 인플레이션이었는데요. 이날 주가지수가 오른 이유와 월가의 분위기 전해드립니다.

“시장, 연준의 긴축 기조 아직 안 믿어…연준 발언 나올 때마다 반응할 듯”


우선 전반적인 시장 상황부터 짚어볼텐데요. 금융컨설팅 업체 파, 밀러 & 워싱턴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파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나는 여러 측면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터프가이로서의 신뢰를 잃었다고 본다”며 “시장은 (연준의 긴축기조를 가격에) 반 정도 반영했다고 본다. 앞으로 연준에서 발언이 나올 때마다 투자자들은 ‘이번에는 진짜인가봐?'라며 반응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지난해 말부터 방향을 틀기 시작한 연준이 최근 파월 의장을 포함해 급격하게 매파로 기울고 있음에도 연준이 그러다가 말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죠. 국채금리 역전에 따른 경기침체 신호도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날 나스닥도 결국 상승마감했는데요. 파 CEO는 “웰스파고는 연준이 5월에 0.5%포인트, 6월에 0.5%포인트를 올리고 추가로 올해 3번, 내년 초에 3번 더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3.25%까지 높일 것이라고 보는데 시장은 이를 아직 안 믿는 것 같다”며 “몇몇은 이를 가격에 반영하는 것 같지만 일부는 현 상황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으로도 연준 인사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파 CEO의 말대로 현재 연준 리스크가 가격에 반 정도 반영돼 있다면 앞으로도 특정 지표나 연준 인사의 언급이 나올 때마다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추가로 반영될 부분이 반 남았다는 얘기기 때문이죠. 아직 5월 FOMC까지는 한 달가량 남았습니다.

스탁 트레이더스 데일리에서 뉴스레터를 쓰는 토마스 키의 분석은 눈여겨 볼만 한데요. 그는 이날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거부해왔다”며 “이는 연준이 시장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에 근거한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제 아무리 연준이라도 증시가 망가지면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키는 또 “다만, 매도세가 더 강해질 위험성은 크지 않으며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장은 빠르게 잊는다”고 전했습니다. 이 부분은 의미가 있는데 앞서 설명드린 파 CEO의 말과도 연관이 됩니다. 두 사람의 분석을 종합하면 ①여전히 월가에는 연준이 금리를 많이 못 올릴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상당하다 ②인플레 파이터로서의 연준의 신뢰도가 약함 ③일부 투자자들은 상황을 잊고 다시 낙관론 유지 ④그 결과 연준에서 뭐가 나올 때마다 시장이 출렁일 수 있음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연준발 증시하락은 끝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피할 가능성 50%보다 상당히 낮아”…“연준과 싸우지 마라는 긴축 때도 적용돼”


실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계속해서 전해드리듯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파월이 코로나19 이후 생각하던 낙관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산하지 못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식량과 에너지의 주요 공급국이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충격을 일으키고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기억을 보면 이같은 공급충격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는데요.

그는 몇 달 전, 그러니까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소프트랜딩(연착륙) 가능성이 50%를 밑돌겠지만 그렇다고 작은 수치는 아니라고 했겠지만 지금은 확률이 50%보다 상당히 낮으며 이제 낙관론은 옛날 얘기라고 했습니다.

연준과 싸우지 마라는 긴축 때도 적용된다는 얘기가 있다. AFP연합뉴스


연준은 에너지와 식량을 뺀 근원 물가지수를 쓰지만 에너지와 식량가격 상승은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모든 제품가격에 스며듭니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제품 값이 뛸 것이고 물류비용도 오르죠. 식량도 각종 원자재로 쓰입니다. 더 크게는 휘발유와 먹거리 가격 상승이 가계의 소비여력을 줄이고 이것이 임금상승 요구로 이어지게 되지요. 임금상승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면 물가상승을 막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올리비에 블랑차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나는 우리가 어떻게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나는 이것에 긍정적이지 않으며 매우매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는데요.



사토리 펀드의 댄 나일즈는 시장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그는 “연준이 팬데믹 이후 4조8000억 달러를 쏟아부었고 연방정부는 5조5000억 달러를 풀었다. 이것이 10조 달러를 넘는다”며 “미국 경제 크기가 20조5000억 달러다. 지난 2년 간 시장이 오른 것은 돈풀기 때문이며 당신은 통화완화 때 연준과 싸우지를 원하지 않았겠지만 똑같은 것이 내려갈 때(긴축 시)도 적용된다”고 했는데요. 이어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 시장은 고전을 하게 된다. 특히 기술주는 더 그렇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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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연준의 대표 매파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연준이 너무 늦었다. 연말까지 3.5%로 기준금리를 올려야한다”고 재촉했죠.

“큰 틀에서 시장의 범위 안에 있어 불확실성 줄여”…“3월 CPI, 연준 긴축·증시 향방에 영향”


물론 상황을 좋게 보는 이들도 여전합니다. 어쨌든 연준이 시장의 예상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건데요. 아트 호건 내셔널 증권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있으면 연준의 매파적 발언에 시장의 변동성이 덜 해질 수 있다”며 “연준은 지금까지 월가의 컨센서스 안에서 통화정책 로드맵을 간결하게 전달해왔다”고 했는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연준은 시장의 예상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려고 할 것”이라며 “시장이 5월에 0.5%포인트를 반영하면 0.5%포인트를 올리고 6월에도 0.5%포인트를 반영하면 0.5%포인트를 올리는 식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경우 시장의 충격은 꽤 줄어들 수 있겠죠.

다시 말씀 드리지만 연준의 긴축에 모든 주식의 주가가 떨어진다는 말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여전히 유동성이 넘칩니다. 금리역전에도 아직 시간이 남았다는 시각도 많고요.

핵심은 시장을 지탱해온 큰 지지대가 빠지는 것이라는데 있습니다. 당연히 실적이 좋거나 호재가 있는 기업은 주가가 오를 겁니다. 다음 주부터 1분기 실적이 본격적으로 나올 텐데 S&P500 기업의 어닝은 1년 전 대비 4.6% 정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투자자들은 실적이 증시의 다음 단계를 좌우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는데요.

다만, 지지대가 빠지면 더 오를 주가가 덜 오르게 될 것이고 일부 상승 종목이 하락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죠. CNBC는 오늘의 주가 움직임에 대해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을 찾으면서 증시 회복을 이끌었다”고 전했는데요. 메리너 웰스 어드바이저의 디모시 레스코는 “더 높은 금리환경에서는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파악하려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욕 연은의 인플레 기대 지표, 붉은 색이 3년, 파란색이 1년이다. 뉴욕연은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인플레이션 기대입니다. 전년 대비 7.9%라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에도 연준과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이 공감하는 게 아직 장기 인플레 기대는 잘 고정돼 있다는 건데요.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핵심 논거가 바로 이 인플레 기대입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3년 뒤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보면 좀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장기로 보면 안정적인 편입니다. 단기(1년)는 크게 상승했지만 중장기로는 아직 괜찮습니다. 이 때문에 아직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위치가 나쁘지 않으며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건데요. 폴 볼커 전 의장 때는 상황이 지금 같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인플레 기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점인데요. 3월 FOMC 회의록에 “시장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중요 위험”이라고 한 것도 결국은 인플레 기대를 두고 한 말입니다.

12일에 3월 CPI가 나옵니다. 지금으로서는 8%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요. 3월 CPI가 연준의 긴축 강도와 증시에 영향을 줄 겁니다. 계속해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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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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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앤디 워홀의 말처럼 '인생은 스스로 되풀이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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