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직함을 테슬라 ‘기술왕(Technoking)’으로 변경하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어 최근 머스크는 새로운 직함으로 또 한 번 실리콘밸리 이슈의 중심에 섰습니다. 트위터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트위터 이사진에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머스크가 지난 달 14일 트위터 주식 7348만주를 매입하면서 전체의 9.2%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면서 트위터 최대 주주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1일 종가 기준으로 약 29억 달러(3조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 스퀘어 CEO의 지분이 2.3%에 불과한데 4배에 달하는 보유 지분을 갖게 된 겁니다. 기관 투자자인 뱅가드 그룹이 8.4%로 2대 주주고요.
머스크의 트위터 팔로워는 8080만여명에 달합니다. 지난 2월 기준 트위터에 하루에 한 번 이상 로그인해 광고를 소비하는 이용자 수를 뜻하는 유료화 일간활성사용자수가 2억1700만명이었는데요. 이를 토대로 보면 트위터에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트위터 이용자 3명 중 1명이 머스크를 팔로우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머스크의 트위터에 대한 관심도 열성 이용자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본격적으로 테슬라를 운영하던 시기인 2009년 6월부터 트위터 활동을 시작했는데 거침 없는 트윗으로 단숨에 파워 트위터리안으로 등극했습니다. 사업상의 크고 작은 발표나 개인적인 사건 사고까지 항상 머스크의 트윗을 통해 전하고는 했습니다. 이달 7일 미국 텍사스에 있는 테슬라 기가 팩토리의 개관식을 앞두고 기대감을 고취하는 티저 영상이나 사진부터 자신의 발언 시간까지 실시간으로 트위터로 공개하는 수준입니다.
유독 트위터의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거침 없는 비판 등 코멘트를 했는데요. 머스크는 트위터가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프로필 이미지에 NFT를 도입하게 하는 등 NFT 분야에 힘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비판했습니다. 지난 달 25일에는 트위터가 애초에 내놓았던 표현의 자유 원칙을 잘 고수하고 있는지 투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203만명이 참여했고 이 중에 70.4%가 '아니오'라는 대답을 해 원하는 결과가 나오자 새로운 형태의 소셜 미디어를 만드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까지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머스크가 트위터를 떠나서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만드는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막상 이 기간 이미 머스크는 트위터의 최대 주주가 돼있었다는 점이 충격을 줬습니다.
트위터는 어떻게 했을까요. 트위터는 재빠르게 머스크를 이사진에 선임하며 환영하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잭 도시에 이어 지난 해 11월 CEO를 맡게 된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머스크가 장기적으로 이사회를 강하게 해줄 것이라면서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머스크를 가리켜 "열정적인 신념의 옹호자이자 그가 원하는 방향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하는 비평가"라고 언급을 했습니다. 사실 자신이 CEO에 선임되자 스탈린에 비유하는 사진에 합성하고 머스크가 자신의 친구인 잭 도시는 스탈린의 숙청 작업을 진두지휘하다 나중에 숙청당한 러시아 경찰 니콜라이 예조프에 빗대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일단 최대한 머스크를 트위터 안에서 끌어안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 두고 댄 아이브스 웨드 부시 애널리스트는 “트위터 이사회가 머스크를 포용한 것은 굉장히 친화적인 제스처”라며 “머스크의 트위터 합류로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다양한 가능성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머스크는 이미 편집 기능을 넣은 버튼을 원하는지를 주제로 투표를 했습니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8000만명의 팔로워들과 소통을 하면서 자신이 생각한 바를 관철하는 일들은 비일비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질새라 트위터 측은 이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이미 올린 트윗을 수정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엄청난 변화로 보입니다. 트위터가 2006년 창사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큰 변화의 기로에 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머스크의 행보가 트위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단의 영상을 통해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