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증시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이슈 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라이릴리 등 미국 제약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빅테크에 가려 소외됐던 글로벌 제약주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큼에도 실적 안정성이 돋보이는 데다 신약 개발 등 개별 업체들의 호재까지 부각되고 있다.
7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헬스케어지수는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8% 뛰었다. 같은 기간 4.06% 오른 S&P500지수와 3.6% 상승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익을 낸 셈이다. 특히 미국 최대 헬스케어 업체 유나이티드헬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7거래일 만에 4.11%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제약 바이오 기업 세이지테라퓨틱스는 6.2% 급등했다. 일라이릴리(6.05%)·아스트라제네카(4.73%)·존슨앤드존슨(2.53%)·화이자(0.25%) 등 주요 글로벌 제약 업체들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백신 유통의 최전선에 있는 약국 체인 기업 CVS헬스는 지난주 다소 주춤한 주가 흐름을 보이다가 6일 2.61% 반등에 성공했다.
글로벌 제약주들의 선방은 변동성 장에서 방어주로서의 투자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약주들은 최근 미국 빅테크주를 흔들고 있는 금리 인상이나 경기 민감주에 악재인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자유롭다. 여기에 개별적으로 신약 개발 호재도 더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라이릴리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6일(현지 시간) 일라이릴리에 대해 “향후 2년 동안 당뇨병 치료제 티제파티드(Tirzepatide)를 포함해 5개의 신약을 내놓는 등 새로운 제품 라인에서 탄탄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투자 등급을 ‘비중 확대’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일라이릴리의 2025년 매출이 2022년 대비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8.76달러에서 2025년 16달러, 2030년 21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체인스는 또 다른 신약 개발 회사인 세이지테라퓨틱스에 대해 “헌팅턴병·파킨슨병과 함께 우울증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어 향후 실적이 기대된다”며 유망 종목 리스트에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세이지테라퓨틱스는 1일(현지 시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 물질의 중간 단계 임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는 등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 업계에선 미국 제약주들이 현재 저평가 국면에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두브라브코 라코스-부하스 주식전략가는 최근 미 경제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제약 업계의 밸류에이션이 수년 이래 가장 낮다”며 “제약 업체들이 안정적인 매출과 자본 수익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