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 등극을 한 달 앞둔 국민의힘이 ‘권성동 체제’를 택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첫 원내 사령탑에 오른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이른바 ‘윤핵관’ 중 하나다. 윤 당선인과 새 정부에 전폭적으로 힘을 싣는 ‘원팀’ 행보를 통해 여소야대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새 정부 내각의 인사청문회,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등 과제가 산적한 만큼 권 원내대표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의힘에서는 8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권 의원이 총 투표수 102표 중 81표를 받아 조해진 의원(21표)을 60표 차로 누르고 과반의 압승으로 선출됐다. 이로써 원내 권력 구도는 친윤(親尹)계가 장악하게 된 것이다. 윤 당선인은 원내대표 선출 직후 권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화해 “당정이 환상의 호흡으로 국민만을 위한 원팀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전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 역시 당선 직후 한 언론 인터뷰(YTN)에서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공약을 빨리 실천하고 법제화하는 것이 새 정부 1기 원내대표의 책무”라며 “새 정부와 발을 맞추고, 야당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 국정 과제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 신인인 윤 당선인으로서는 4선 중진인 권 원내대표가 이끄는 원내를 중심으로 국정 운영의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윤 당선인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당정 관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당과 정은 일체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물밑 대화와 물밑 접촉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당정 간에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겠다”며 정부와 적당히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였다.
권 원내대표에게는 현저한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내 의석 분포는 민주당 172석, 국민의힘 110석, 무소속 7석,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등이다. 열세 상황에서 권 원내대표의 다년의 의정 경력이 야당의 협치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검사 출신인 권 원내대표는 2008년 이명박 정권에서 민정수석비서관실 법무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4선 의원으로 국회 상임위를 두루 거쳤고 2016~2018년에는 법사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과제다. 권 원내대표도 “6·1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야만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내에서도 ‘윤핵관’과 ‘비윤핵관’을 두고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이번에 압도적인 표 차는 그만큼 기대감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