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어피니티, 현대카드 투자는 '해피엔딩'

24% 지분 인수 5년 만…내달 5200억 회수 완료

상장 불발에도 현대차 협력해 대만 푸본금융에 매각

현대카드 본사 전경/사진제공=현대카드현대카드 본사 전경/사진제공=현대카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4년째 '풋옵션 분쟁'을 겪고 있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현대카드 투자에서는 성공적으로 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어피니티 투자 당시 약속했던 현대카드 기업공개(IPO)는 불발됐지만 대만 푸본금융그룹이 현대차(005380)그룹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어피너티의 현대카드 지분 인수를 내달 완료할 방침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푸본생명은 대만 금융 당국의 허가를 받고 다음달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현대카드 지분(10%) 인수 대금을 치를 예정이다. 앞서 현대커머셜이 4%, 푸본상업은행이 10% 지분 인수를 마무리한 데 이어 푸본생명도 대금을 치르면 어피니티의 현대카드 지분 매각이 마무리 된다. 어피니티는 총 5200억 원을 회수해 연간 내부 투자수익률(IRR)이 12%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어피니티는 현대카드 지분 인수 당시만 해도 상장을 통해 투자 원금 및 수익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2017년 2월 GE캐피탈이 보유하던 현대카드 지분 24%를 싱가포르투자청 및 칼라일그룹의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와 38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2021년에는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조건이 달렸고, 현대카드도 2019년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호응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현대카드의 상장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카드 업황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금융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때문이다. 1조 50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로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눈높이를 맞춰야 했으나 상장 후 2조 원대 기업가치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현대카드는 IPO를 중장기 과제로 전환하고 FI 보유 지분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지난해 8월 보유 지분 24% 중 4%를 868억원에 현대커머셜에 처분했다. 현대커머셜이 어피니티의 엑시트에 길을 터준 것이다.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인 현대커머셜은 현대카드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어피니티도 2018년 10월 1417억 원을 투자해 확보한 현대커머셜 지분 25%는 계속 보유하기로 했다.

여기에 푸본금융그룹이 어피니티가 보유한 현대카드 나머지 지분 20%를 인수하기로 했는데 내달 모든 잔금이 치러지면 딜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것이다. 푸본은 현대차그룹과 적잖은 인연이 있어 현대차측이 어피니티에 약속한 IPO를 이행하지 못하자 백기사형 투자자로 끌어온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현대라이프생명(현 푸본현대생명)에 푸본이 2015년 2200억 원을 투자하면서 2대 주주에 올랐고 지금은 77.0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차 인수 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푸본현대생명은 푸본의 경영 참여 후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푸본금융그룹이 푸본현대생명 투자로 자신감을 얻은 만큼 현대카드 투자에도 적극 나선 듯 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매각 딜이 마무리되면 현대카드 주주는 현대차(36.9%), 기아(000270)(11.5%), 현대커머셜(28.5%), 푸본금융(20%)으로 재편된다. 푸본금융그룹은 주요주주로 합류하면서 현대차 그룹과 신사업 논의를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어피니티는 교보생명과 분쟁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승기를 잡은 상태다. 신 회장 측은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어피너티 측에 유리한 풋옵션 가격 책정 방식을 썼다며 검찰에 고발했지만 법원은 지난 2월 1심에서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최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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