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세계 밀 절반이 中 곳간에…서방 "사재기 인플레 자극"

지린성 봉쇄 등 식량 확보 고충

밀 재고량 전세계 50% 넘을 듯

우크라發 식량 위기에 기름부어

세계 각국 중국 곡물 수입 비판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 흐레베니 마을 근처의 들판에 밀 이삭이 영글어 있다. 유엔은 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로 인한 ‘대규모 공급 중단’으로 곡물과 식물성 기름 같은 식료품 가격이 지난달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연합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 흐레베니 마을 근처의 들판에 밀 이삭이 영글어 있다. 유엔은 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로 인한 ‘대규모 공급 중단’으로 곡물과 식물성 기름 같은 식료품 가격이 지난달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연합




“중국 인민의 밥그릇은 반드시 자기 손으로 단단히 잡아야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9년 연속 ‘중앙 1호 문건’에서 3농(농업·농민·농촌)을 강조할 정도로 농업과 식량 자급을 중시하는 중국이 ‘식량 안보’를 내세워 곡물 비축량을 늘리며 글로벌 식량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올해 중국 각지의 코로나19 봉쇄로 파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안정됐던 물가마저 꿈틀거려 중국의 식량 자원 비축과 그로 인한 글로벌 식량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농무부의 3월 보고서를 인용해 2022년 말 중국의 밀 재고량이 1억 4200만 톤으로 전 세계 총량의 약 50.5%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2018년 말의 45.5%에서 더욱 늘어난 수치다.



2008년부터 밀 순수입국이 된 중국은 지난해 전년 대비 17.9% 증가한 970만 톤을 수입했다. 이외에도 쌀 447만 톤, 대두 9650만 톤 등 총 1억 6500만 톤의 곡물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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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 식량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서방 국가들은 전쟁의 여파로 밀·옥수수 수확과 수출이 크게 감소하는 와중에 중국이 불필요하게 많은 곡물을 ‘사재기’하며 세계 식량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실제 중국의 옥수수 수입은 2019년 479만 톤에서 지난해 2835만 톤으로 약 6배로 늘었고 밀 수입량도 같은 기간 약 3배 증가했다.

다만 중국의 상황도 여유롭지는 않다. 이날 블룸버그는 중국의 식량 안보가 위험에 처했다며 옥수수·대두·쌀 등의 파종 시기를 맞아 치솟는 비료 값과 연료비, 코로나19 봉쇄의 여파로 동북 3성 일대에서 영농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이룽장·지린·랴오닝성 3성은 국가 전체 곡물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지만 지린성(창춘·지린시), 랴오닝성(잉커우·선양시) 등이 최근 봉쇄되면서 농업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미 국무부도 올해 중국의 곡물 수입량이 중국 내 소비량인 1억 4750만 톤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중국 국가통계국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중국 국가통계국


여기에 물가도 꿈틀거리기 시작해 식량 가격 상승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5% 올라 전월 상승률(0.9%)과 시장 전망치(1.2%)를 모두 웃돌았다. 다만 식품 분야에서 비중이 높은 돼지고기 가격이 41.4%나 하락해 전체 식품 가격은 0.3% 감소에 그쳤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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